광주·전남 스포츠 꿈나무를 키우자-24. 전남여고 사격부
1972년 창단 역사…이보나·구수라 등 국대 양성
박경은·이채원·박재영 전국체전서 대회 신기록
전용훈련장 설치 등 시설 개선 기량 향상 이끌어
“국가대표 선발, 아시안게임·올림픽 메달 목표”

 

전남여자고등학교 사격부. 사진 왼쪽부터 박경은, 이채원, 김혜빈, 박재영, 김은빈 선수.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전남여자고등학교 사격부가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대회 신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972년 창단한 전남여고 사격부는 전국대회를 휩쓸며 아테네 올림픽 여자 사격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활약한 이보나를 비롯해 김찬미, 구수라, 송채원 등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으로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팀원이 2~3명에 불과하게 됐고, 교내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선발을 통해 선수를 모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현재는 1학년 2명(박재영, 김혜빈), 2학년 2명(박경은, 김은빈), 3학년 1명(이채원) 등 5명이 사격부로 구성돼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전남여고 사격부가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총 1천876.3점으로 대회 신기록(기존 1천874.7점)을 세우고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시설 개선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전남여고 사격부는 종이표적을 사용하고 노후된 건물로 천장 누수가 발생하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훈련해왔다.

이에 지난 2020년 시교육청 교육환경개선 사업 지원을 받아 기존 사격장을 철거하고, 지상 2층 규모(1층 펜싱부, 2층 사격부)의 운동부 전용 훈련장이 마련됐다. 전용훈련장에는 전자표적이 설치돼 선수들에게 체계적이고 현대화된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양궁 국가대표 출신인 박익수 교장선생님이 선수로서의 심리와 환경을 잘 이해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직접 지도도 하고 있다.

전남여고 사격부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사격부 선수들은 이러한 든든한 지원과 응원을 받으며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맏언니 이채원은(3학년)은 “첨단초등학교 6학년 졸업을 앞두고 월계중학교에서 사격부를 모집한다고 해서 2018년도 창단 멤버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운동선수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힘들고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생길까 봐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채원은 2019년 소년체전 단체전 금메달, 2020년 제36회 회장기 대회 동메달, 2022년 제46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생대회 개인 금메달, 2023년 대구시장배 단체 동메달, 전국체전 단체 동메달 등 다수의 대회에서 입상을 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었는데 열심히 하면서도 당찬 후배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부상 없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 국가대표로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자체 선발로 지난해 4월부터 사격을 시작한 박경은(2학년)은 1년 만에 전국체전 단체전 동메달과 대회 신기록, 개인 은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그는 “학교에 사격부가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은 기초가 부족한 것 같지만 기록을 내면서 실력을 키워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전국체전에서는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꾸준히 성장하면서 한체대에 진학해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왼쪽부터 박경은, 이채원, 박재영 선수.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막내 박재영(1학년)은 첨단초등학교 6학년 체험학습 시간을 통해 사격을 접한 뒤 월계중으로 진학해 본격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상반기까지 메달이 없어 운동에 소질이 없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많던 상황에서 제46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생 사격대회 개인 2등, 단체 2등으로 처음 입상한 후 같은해 제15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 개인 2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메달이 없어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셨는데 나 역시도 사격을 계속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다”며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더욱 열심히 훈련하면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재영은 “고등학교 올라와서 훈련도 많이 하고, 환경이 잘 조성이 돼 있어 좋다. 날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진다”며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가 돼서 2026 아시안게임, 2028 LA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희숙 코치는 “광주에 사격 실업팀이 없어서 인재들이 다른 지방에서 실업팀 생활을 많이 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도자로서 우리 학생들이 우리 지역을 대표해 경기를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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