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는 사람 없는 맛집”
숙성 갈비·질좋은 숯 조합…최상의 고기 컨디션 유지
주문 시 바로 무치는 부추 무침 등 반찬 곁들이면 최고
다슬기수제비·닭장 수제비 등 후식 시원한 맛 인기

돼지생갈비 맛집인 순천 별미정 외관.
정감 넘치는 별미정 실내 원형 식탁 모습

‘전라남도’는 흔히 맛의 고장으로 꼽힌다. 사실 전국 팔도 어디를 가나 팔불출 처럼 자신의 고향의 맛이 최고라 한껏 치켜 세우지만 적어도 전남이란 말이 나오면 타 지역에서도 한수 접어 준다. 전남 아지매들의 손맛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의 수준을 과히 범접할 수 없어서다.

이 가운데 순천은 보성강, 섬진강이 흐르고 더 멀리는 바다와 맞닿으면서도, 전남에선 가장 산이 많은 특이한 지형(전체 면적의 70%)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 순천은 꼬막 등 해산물부터, 쏘가리 매운탕같은 민물고기 요리, 천혜 자연 환경에서 자란 한우 등 육고기까지 그야말로 모든 음식을 섭렵할 수 있는 고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어지간한 맛으론 순천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결정장애가 있는 이들이 순천을 방문하면 어디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면 순천 토박이들이 찾는다는 생돼지갈비 전문점인 ‘별미정’으로 발길을 돌려도 괜찮다. 적어도 순천을 찾는 발걸음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맛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별미정이 자랑하는 돼지 생갈비가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어지고 있다.

◇육즙 팡팡 돼지생갈비

별미정은 지역에서만 40년 이상 장사를 해온 돼지생갈비 전문점이다. 마음씨 좋은 주인장이 새벽시간 매일 신선한 돼지갈비를 직접 손질해 내놓은 이 집 고기는 처음 대면한 사람이면 저절로 감탄사를 내 뱉는다.

고기 신선도의 척도라 할 수 있는 핑크빛 육질에 탱탱함을 갖춘 돼지생갈비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질 좋은 숯은 고기의 맛을 최상으로 이끄는 또 다른 요소다. 사실 고기의 맛의 80%는 숯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별미정은 비장탄과 참숯을 적절하게 배합해 최상의 마이야르(고기 등 단백질 및 탄수화물이 함유된 음식에 열을 가하면 갈색으로 색이 변하는 성질)가 제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최적의 숯 온도를 맞춘다. 별미정 돼지갈비가 다른 가게들보다 육즙과 육향이 훨씬 강한 이유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나오는 부추무침에 딱 고기 한점 올려 상추에 싸 먹으면 진정한 돼지생갈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맛있기로 소문난 별미정 후식 메뉴 중 하나인 다슬기수제비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별미정이 자랑하는 후식 메뉴인 다슬기 수제비와 닭장 떡국

◇선택지 다양한 후식 메뉴

별미정에서 나오는 후식 역시 별미다. 다슬기가 들어간 다슬기수제비부터 닭이 주요 재료인 감자 닭장 수제비, 닭장 떡국, 매생이 닭장 떡국, 얼큰한 애호박찌개가 그것이다.

사실 고기를 먹다보면 고기 자체적으로 나오는 기름에 느끼함을 피할 수 없다. 고기기름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느껴지는 피로감도 상당해서다. 아무리 상추 등 채소와 함께 먹는다고 해도 명확한 한계가 있다.

별미정은 거의 모든 고기집에서 보인 이 약점을 후식 메뉴 개발로 극복했다.

다슬기와 닭이란 재료를 이용해 만든 국물 요리는 기본적으로 ‘시원함’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만의 고유 표현인 이 시원함은 오랜시간 푹 고아내 재료의 성분들이 국물에 배이도록 하는 것인데 별미정에 맛보는 다슬기수제비나 닭장떡국이 딱 여기에 해당한다. 하얀국물의 매력을 한번에 느낄 수 있다.

물론 매콤한 국물이 좋다는 분들은 애호박찌개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붉은 고추기름 아래 밥을 척 말아 먹는 맛도 일품이어서다.

◇느긋하게 걷는 산책길

별미정에서 한껏 배를 채웠다면 한적한 보성강을 배경으로 산책을 나서는 것도 추천한다. 별미정은 주암댐 아래 보성강 뚝변(광천교 제방)길에 위치해 있는 만큼 나름 정돈이 잘된 산책길을 이용할 수 있다.

이름모를 야생풀들 사이로 억새가 적절하게 펼쳐져 있어 지나가는 늦가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여기에 유유자적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도 함께 흘려 보낼 수 있다.

맛과 힐링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떠한 광고도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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