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외 섬 지역 최초…기후변화에 따른 북상 가능성 시사

 

가거도에서 확인된 청엽지의속 지의류. /호남권생물자원관 제공

전남 목포 소재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순천대학교 허재선 교수팀과 국내 섬 지역에 분포하는 미생물 다양성 연구를 통해 신안군 가거도에서 열대·아열대 기후에 서식하는 엽권지의류(Foliicolous lichen) 2종의 분포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바위 표면이나 수목의 수피에서 생장하는 일반적인 지의류와는 달리 엽권지의류는 수목의 잎에 착생해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를 가지며 주로 열대지역의 상록활엽수에서 발견된다.

지난 10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신안 가거도에서 발견한 엽권지의류 청엽지의속(Strigula)은 국내에서는 2009년 제주도에서 2종(S. nemathora, S. smaragdula)이 최초 보고된 이래 2013년에 4종(S. concreta, S. macrocarpa, S. melanobapha, S. subelegans), 2020년에 2종(S. depressa, S. multiformis)이 추가 보고됐다.

이번에 발견한 청엽지의 2종(S. depressa, S. multiformis)은 2018년 제주도에서 발견돼 2020년에 최초 보고된 신종과 동일종으로, 청엽지의가 제주도 이외의 섬 지역에도 분포하고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열대성 엽권지의류 국내 분포 범위의 점진적 북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추적을 위해 남해안형 기후구에 속하는 섬 지역의 생물상 변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창균 호남권생물자원관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섬 지역 생물상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결과”라며 “향후 기후변화에 민감한 섬 지역 미생물의 변화를 추적하고 기후변화지표종을 탐색하는 연구를 수행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의류란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복합체를 이루어 생활하는 생물군으로 식물이나 이끼로 오해하지만 엄연한 미생물 복합 생물이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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