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스포츠 꿈나무를 키우자-26. 전남고 럭비부
1983년 창단 이후 최고 성적 달성
비인기 종목…선수 부족 설움 극복
“국가대표 발탁…메달 수확 목표”

 

제104회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전남고 럭비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전남고등학교 럭비부가 역대 최고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983년 창단한 전남고 럭비부는 현대글로비스 박준범, 제성관, 박승범 등 다수의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지만 1989년 제70회 전국체육대회 은메달 이후 상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2년과 2013년 전승으로 우승을 거둔 순천공고와 부천북고 등에 막혀 8강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2011년에는 제31회 충무기전국중·고럭비선수권대회 준우승, 2012년 제35회전국종별럭비선수권대회 고등부 3위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제33회충무기전국중·고럭비대회에서 3위, 다이나믹부산 전국7인제 럭비선수권대회에서 고등부 우승을 일궈내며 강호로 우뚝 섰다. 2014년에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21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해 동메달, 2017년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으로 선수 부족에 시달린 전남고 럭비부는 지난해 선수가 8명에 그쳐 전국대회 출전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제4회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 럭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남고 럭비부 2학년 학생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올해는 1학년 10명, 2학년 5명, 3학년 1명 등 총 16명의 선수로 팀을 구성해 완전체를 이뤄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고태욱 코치의 지도 아래 럭비부는 제5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중고 럭비대회 동메달,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동메달, 제5회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 럭비대회 준우승 등 3개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선수들은 올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래며 내년에는 정상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학년 주장을 맡고 있는 나성엽(2학년)은 “무진중학교에서 취미로 럭비부에 들어갔는데 팀을 이뤄 경기를 뛰는 것이 좋아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이끌기 위해 한발 더 뛰고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 기량을 키워 청소년 국가대표로도 뽑히고 싶다”며 “대학에 진학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실업팀 선수로 국가대표가 되어 메달을 수확하는 것이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남고 럭비부 학생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팀 분위기 메이커인 박민영(2학년)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체육선생님의 권유를 받아 럭비를 시작했다”며 “비인기 종목인 탓에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새로운 꿈에 대한 설정을 통해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몸이 아파서 중요한 대회에 나가지 못했는데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는 U19 한중일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싶다”며 “럭비는 팀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는 것이 매력이다. 전남고 럭비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올해 럭비를 시작한 김기현(2학년)은 “필드하키 선수였던 아버지가 부상 우려로 운동을 반대하셨지만 강한 의지와 노력을 보이며 응원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부 학생들과 체력 차이를 느꼈다. 패스 등 기술적으로 서툰 점도 많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포기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며 “더욱 성장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태욱 코치는 직접 주문 제작한 훈련장비로 체력훈련을 진행하고, 대만과 친선경기도 갖는 등 선수들의 다양한 시합 경험을 쌓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또 전문 코치를 초빙해 레슬링과 육상 훈련을 병행하는 등 애정을 쏟고 있다.

고 코치는 “정년까지 남은 5년 동안 광주 럭비 발전을 이끌고, 선수 수급 문제 해결과 지도자 등 후계자 양성에도 힘쓰겠다”며 “30여년 동안의 노하우를 잘 전수해 전남고 럭비부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전남고 럭비부 학생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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