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협의해 여론조사 방침 결정
김영록 전남지사 함평이전 불가 입장
6월부터 3차례 연기 끝에 잠정 유보

 

전남 함평군청 전경.

전남 함평군이 올해 두 차례 연기했던 광주 군공항 이전 군민 여론조사를 다시 내년으로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4일 함평군에 따르면 군은 이달 내 실시하기로 했던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예비 이전 후보지 유치의향서 제출을 위한 군민 여론조사를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함평군은 올해 6월에서 8월로, 다시 12월로 연기했다가 이번에 다시 잠정 유보했다.

함평군은 군공항 여론조사 실시 여부를 전남도와 논의하기로 했으나, 김영록 전남지사가 함평 군공항 이전에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일방적으로 강행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군공항 이전사업에서 손을 때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광주 군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할 경우 소음 피해가 함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군공항 논의에서 섣불리 빠졌다가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평의 입장과 달리 전남도는 광주시, 무안군과 3자 협의체를 원하고 있어, 그동안 함평군의 군공항 유치 행정과 주민 간 갈등이 별다른 소득 없이 무위에 그칠 공산이 있다.

최근 들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놓고 독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함평이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앞서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함평 지역 주민들의 찬성 여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연구원이 지난 7∼10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함평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씩, 모두 1천명을 대상으로 군공항 유치의향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론이 9월 1차 조사에 비해 동반 증가했다.

함평은 찬성이 반대보다 3.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찬성이 반대를 앞지른 것은 그동안 군공항 유치 관련 조사에서 첫 사례다.

찬성은 적극 찬성 31.1%, 대체로 찬성 14.8% 등 45.9%로, 반대 42.9%(적극 반대 26.7%, 대체로 반대 16.2%)보다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11.2%에 달했다. 찬성은 남성(52.6%)이 여성(39.1%) 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18~30세 미만이 49.4%로 가장 높은 반면 60대 이상은 44.5%로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50%와 자동응답조사(ARS) 50%를 병행, 유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함평군 관계자는 “군민 여론조사를 전남도와 협의하기로 한 만큼 올해 안에 여론조사를 하기는 어려워 잠정 연기했다”며 “그렇다고 여론조사를 철회한 것은 아니고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신 기자 l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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