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육군본부 사수 조민범 병장 실존 인물
모교 동신고·고향 영암공원서 44주년 추모행사 열려

 

12일 오후 광주 북구 풍향동 동신고등학교 체육관에서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과 맞서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전사한 고 정선엽 병장의 44주년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뉴시스

12·12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와 맞서다 전사한 고(故) 정선엽 병장의 44주년 추모식이 12일 오후 광주동신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동신고총동창회가 주최한 이날 ‘의로운 동문 고 정선엽 병장 44주년 추모식’은 개회 선언, 추모 묵념, 고인에 대한 보고, 추모사, 유족 대표 인사, 헌화 순으로 열렸다.

이노범 동신고 총동창회장은 “정선엽 선배님의 정신을 잊지 않을 때 우리 민주주의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선배님의 행동과 희생은 국민으로서의 책임·의무를 상기시키고 민주주의 가치와 정신을 되살려주고 있다”며 고인의 군인 정신을 높이 기렸다.

한래진 동신고 교장도 추모사를 통해 “그의 죽음은 정의였다. 학교에서 배운 그대로 불의와 맞서 싸울 줄 아는 의로움이었고, 곧 조국 사랑이었다. 나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게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따뜻한 마음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독재 혼란 앞에 두려움 없는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과 의로운 행동을 기억하며 숭고한 정신을 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추모식은 교정 내 ‘정선엽 병장 소나무’에 유족·동문들이 헌화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12일 오전 전남 영암군 영암공원 현충탑에서 우승희 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12군사반란에 맞서다 숨진 ‘고(故) 정선엽 병장 추모행사’를 갖고 있다. /영암군 제공

앞서 이날 오전 정 병장의 고향인 전남 영암군은 영암공원 현충탑에서 ‘내 고장 영웅 정선엽 병장 추모행사’를 가졌다

이날 영암군의 추모행사는 당시 23세였던 정선엽 병장의 참된 군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영암군 관계자는 “정선엽 병장 추모행사와 함께 ‘내 고장 영웅찾기 사업’을 지속 추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그 유족이 명예와 자긍심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예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병장은 1956년 영암군 금정면 안노리에서 태어나 금정북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광주동신고등학교를 거쳐 1977년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입학한 직후인 1977년 3월 군에 입대했다.

서울 용산 국방부 헌병으로 복무하다 제대를 3개월 앞둔 1979년 12월 13일 새벽 지하벙커 초병 근무에 나섰다.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신군부에 가담한 1공수여단 병력이 벙커로 들이닥치자, ‘중대장 지시 없이 총기를 넘겨줄 수 없다’며 끝까지 저항하다 반란군 총탄에 맞고 숨졌다.

이후 정 병장은 부당하게 군 인사법 상 교육훈련 중 사망한 ‘순직자’로 분류됐다. 지난해 12월에서야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에서 ‘전사’로 재분류, 43년 만에 국가유공자로서 명예를 되찾았다.

특히 정 병장은 최근 관객 수 700만 명을 넘긴 흥행 영화 ‘서울의 봄’에서 12·12 군사반란에 맞서다 숨진 ‘조민범 병장’의 실존 인물이다.

최근 영화가 흥행하면서 정 병장은 반란 당시 상관을 지킨 김오랑 소령과 함께 의로운 군인으로 많은 관심과 추모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정 병장이 학업을 마치지 못한 조선대도 명예졸업장 수여를 추진하고 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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