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훈(남도일보 정치부 차장)

 

안세훈 남도일보 정치부 차장

남도일보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통과이후 7개월이 지나도록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속내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1면에 지난 11월 16일·23일자 두 차례 ‘특별사설’을 게재했다. 물론 전남지사와 무안군수를 향한 질타였다. 이어 기자는 지난 12월 7일자 ‘기자현장’을 통해 도청 안팎에서 제기되는 도지사 참모들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본란은 기자들이 취재현장의 소회나 뒷얘기, 정보를 담는 가십성 칼럼 란이다.

지사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참모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명창환·박창환 양 부지사는 물론 장헌범 기획조정실장과 고미경 대변인 4인방은 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4인방 가운데 장 실장과 고 대변인이 곧바로 피드백을 내놨다. 두 사람의 항의성 피드백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터였다. 참모의 역할을 잘못해서 지사께 죄송하다는 말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도 당당하고 위세등등했다.

칼럼에 대한 반박이나 해명보다는 ‘실명’을 거론했다는 항의였다. 차라리 칼럼의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정정 보도를 요구하면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고위 공직자들의 실명 공개가 그렇게 민감한 영역인가.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자니 공자의 가르침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다.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그것이 잘못이다’는 뜻이다.

이쯤 되니 기자는 4인방에게 재차 묻고 싶다. 지지부진한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전남도 참모들은 그동안 뭘 했나?

질문에 대한 답은 칼럼이 나간 직후 도청의 분위기다. 기자는 국장과 과장, 팀장, 하위직 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도청 직원들의 ‘잘 썼다’, ‘맞는 말이다’ 등의 수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그만큼 4인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팀장급 한 공무원은 “팔짱만 끼고 있는 참모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군공항 이전 문제가 이렇게까지 얽히고설키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기자와 만나거나 통화한 도청 여러 공무원들의 분위기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오로지 도지사만 쳐다보고 도지사에게만 짐을 지우는 참모들을 향해 김 지사의 어려움을 대변했다고 했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참모는 김 지사에게 그저 짐일 뿐이다. 그리고 그 잘못을 본인만 모르고 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에 따라 전남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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