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 측근 김광진 부시장 역할 확대
시정 영역 넘나들며 각종 구설수 양산 논란
문영훈 행정부시장 조용한 행보엔 '동정론'

문영훈 광주시행정부시장
문영훈 광주시행정부시장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광주광역시 두 축이었던 문영훈 행정부시장과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의 교체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의 지난 발자취에 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평향된 구도속에 동정론과 비판론이 뒤섞여 나온다.

25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영훈 행정부시장과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은 각각 1월 초순, 12월 28~29일께 자리에 물러날 전망이다. 문 부시장은 중앙부처 인사 교류 시기에 맞물려, 김 부시장은 내년 총선 본격 행보를 위한 일종의 자진 사임 형태다.

평가는 엇갈린다. 강기정 시장 복심 역할을 자임했던 김 부시장이 내년 총선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상황과 관련 비판이 있는 가운데 그간 자의반 타의반 시 내부에서 역할론을 놓고 문 부시장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이 공존한다.

두 사람은 출발부터 달랐다.

문 부시장은 행정고시를 합격한 엘리트 행정가다. 행안부 과장을 거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총무인력국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친 뒤 광주시청 기조실장으로 옮기면서 본격 시정 행보에 나섰다. 능력을 인정받아 이용섭 전 시장 시절인 2022년 2월25일 행정부시장으로 영전했다.

김 부시장은 강 시장이 광주시장으로 당선된 이후인 지난해 7월께 광주시에 함께 입성했다. 젊은 정치인 출신 등장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전현직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두 부시장의 불편한 동거는 강기정 시장 집권 이래 계속 부딪치며 불협화음을 냈다.

행정부시장의 역할은 시장을 보조해 인사, 행정 전반에 대한 업무를 처리한다. 문화경제부시장은 과거 정무부시장의 명칭만 바뀐 자리로 일부 정책과 기획을 수립하는 데 참여하지만 홍보 등 대외적 활동을 수반한다.

김 부시장은 그 경계를 허물고 사실상 시정 전반에 관여했다.

지난 11월께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브리핑에 문 부시장이 아닌 김 부시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한 게 대표적이다. 광주시 직제상 문 부시장 업무영역인 군 공항 문제를 문화경제부시장이 나와 발표하는 모습에 광주시청 내부에서도 의아해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부시장은 내년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앞서 광주시는 강 시장이 임명한 김성환 전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홍역을 치뤘다.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김 부시장이 똑같은 행보를 보이자 김 부시장에 대한 비판도 광주시 안팎에서 제기됐다.

김 부시장의 행보 뒤엔 강 시장의 든든한 뒷배가 작용했단 분석이다. 올해 3월 김 부시장이 출연해 저급 논란을 일으킨 비엔날레 비엔나 소시지 홍보 영상 문제와 관련 김 시장이 ‘잘 된 영상’이라고 추켜 세운 것이 일례로 꼽힌다.

강 시장 부임 이후 측근과 관련된 구설수는 한 두번이 아니다. 인사철 마다 공정성 시비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시 산하단체장 공모 과정에서도 몇차례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강 시장 스스로 측근·코드인사를 자행해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했단 지적이 나왔다.

여러 시 현안들의 추진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배제돼 왔던 문 부시장은 이러한 비난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김 부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진 부시장으로 비춰진 점은 어쩔 수 없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문 부시장에게 ‘안타깝다’는 시선도 보낸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권력 구도에서 밀려나면 여러가지 말들이 많이 나온다”라며 “두 부시장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평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결국 남은 시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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