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광주동부경찰서 수사과 경장)

 

김효진 광주동부경찰서 수사과 경장

최근 동생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동생은 “누나, 법원이라면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이와 관련된 등기를 보내겠다면서 개인정보를 요구하길래 그냥 등기 보내라고 하고 끊었어. 이거 보이스피싱이지?”라고 물으며 보이스피싱인 걸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관인 나에게 전화를 걸게 됐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의 범행 수법은 기관 사칭(검사, 금감원 직원 사칭), 자녀 사칭, 대출사기 형태 등으로 나뉘며,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사용하는 것으로 공식 명칭은 전기통신금융사기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1년 3만982건(피해액 7천744억 원), 지난해에는 2만1천832건(피해액 5천438억 원)이 발생하는 등 다소 줄었으나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들이 협력해 피해 예방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고, 일단 피해를 당하면 돌이킬 수 없기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예방책으로는 첫째, 금융감독원, 검찰청 등 국가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현금 요구 및 소액결제 유도 등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이를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니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하거나 즉시 112 또는 금융감독원(1332)으로 신고해야 한다.

둘째, 주로 핸드폰을 통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청에서 개발한 ‘시티즌코난’ 또는 악성 프로그램 탐지 앱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핸드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더불어 피싱 등 범죄 의심 전화, 문자만 받은 경우 ‘인터넷보호나라(boho.or.kr)’, 보이스피싱으로 노출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경우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pd.fss.or.kr)’,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www.accountinfo.or.kr)’, 명의 도용된 휴대전화 개설 여부 조회 ‘엠세이퍼(www.masfer.or.kr)’ 등 각각의 사이트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명의 편작과 위나라 문왕과의 대화를 살펴보면, 문왕은 편작에게 “그대의 삼형제가 모두 의사라는데 누가 가장 뛰어난 의사인가”라고 물었고, 편작의 대답을 요약하면 “삼형제 중 큰 형이 가장 뛰어난 의사인데, 그 이유는 저는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를 고치지만, 큰 형은 사람이 아프기도 전에 이 사람이 어떤 병에 걸릴지 알고 나쁜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해 병을 걸리지 않도록 해주니 큰 형이 제일 명의입니다”라고 답했다.

보이스피싱범을 끝까지 추적해 뿌리뽑고 피해액도 모두 환수하고 싶지만, 그보다도 예방이 제일가는 방법임을 알리고 싶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