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성(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한규성 충북대학교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탄소를 흡수하며 자란 목재는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또 산림에서 생산된 목질 임산물인 산림바이오매스는 연소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는 하지만, 이는 나무가 흡수했던 탄소이기 때문에 국제에너지기구는 지속 가능하게 생산되고 이용되는 산림바이오매스를 재생에너지로 정의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이 마련한 ‘장기저탄소 발전전략’을 살펴보면 목재 자원의 활용을 중요한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화석 연료 기반의 탄소 집약적인 제품과 에너지를 지속 가능한 산림관리를 토대로 얻은 목재로 전환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나무를 베고 다시 심어 키우면서 탄소 순환계가 형성된다. 우리나라가 목재 자급률을 끌어올려야 할 이유이다.

우리나라는 방치된 채 이용되지 않던 저부가가치 산림부산물에 주목했다. 2018년부터 시행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을 골자로 한 제도는 수집이 어렵거나 경제적 가치가 낮아 산에 남겨두었던 산림부산물의 이용을 활성화하였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란 원목 규격에 미치지 못하거나 수집이 어려워 버려진 산림 부산물을 의미하며, 최근 국제적으로 친환경 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에 방치될 경우 산불에 악영향을 미치고 호우 시 산림재난을 가중시키던 산림부산물을 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산림자원의 활용도를 넓혀 목재 자급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산림재해도 예방하며, 산림산업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모범적인 제도가 되었다.

탄소중립은 점점 빨라지는 지구의 기온상승에 대한 대비책이다.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 2050년까지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러한 2050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재생에너지 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 총량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재생에너지원의 적극적인 발굴이 매우 중요한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일부 방송에서 일반목재 가격이 t당 6만 원인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가 t당 9만 원으로 1.5배가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마치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제도가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보도하였다. 이는 명백한 오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제재목(각재나 판재 등 베어 낸 나무로 용도에 따라 만든 재목)이나 펄프·보드 용도의 목재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오해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목재산업은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 ‘탄소산업’이다. 목재를 건축 재료로 활용하고 산림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탄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경기 둔화 등으로 목재 제품 수요가 감소하여 목재 산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각 업계 간 반목보다는 적절한 조화와 협력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 기고는 헤럴드경제와 제휴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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