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최근 공적연금을 보완할 수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고용노동 현장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퇴직연금에 대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심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퇴직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도 대부분의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다 보니 수익률이 연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경우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바쁜 일상 속에 금융지식이나 투자정보 없이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노후소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규모 사업장의 저소득 근로자 퇴직연금 가입 활성화를 위하여 만들어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인 ‘푸른씨앗’이 빠른 외형적 성장과 함께 높은 수익률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푸른씨앗’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작되어 1만5천여개 사업장, 7만7천여명의 근로자가 가입하였고, 5천억원이 적립되어 단기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푸른씨앗’은 30인 이하 소규모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을 높여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에 기여하고자 도입된 국내 유일의 공적 퇴직급여제도다.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이 전담 운영하며 간편한 가입절차, 재정지원과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 지원제도, 기금화를 통한 자산운용 등이 일반 퇴직연금과 다른 ‘푸른씨앗’의 주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3.7%로 100인 이상 사업장의 88.5%에 비해 매우 낮아 기업규모에 따라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 격차가 여전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23년말 퇴직연금 적립금액 335조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85.4%인 286조원을 차지, 잠자고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수익률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인 ‘푸른씨앗’의 중요성과 역할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푸른씨앗’은 작년 한해 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그동안 2%대의 수익률에 머물던 퇴직연금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개별 기업이 납부한 부담금을 기금화하여 공단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자산운용이 함께 기금의 수익률 향상에 심혈을 기울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도 중소기업을 위한 ‘푸른씨앗’ 확산을 위해 많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그동안 사업주에게만 지원했던 지원금을 근로자에게도 지원한다. 268만원 미만 근로자인 경우 연간 26만8천원, 최대 3년간 80만원 이상의 퇴직연금이 근로자 퇴직계좌에 추가 적립되는 혜택을 받게 된다.

사업주에 대해서는 재정지원과 더불어 4년간 수수료가 면제된다. 평균적립금 2억원, 268만원 미만 10명이 근무하는 사업주의 경우 3년간 약 8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수수료도 4년간 400만원이 절감되어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 사업주나 근로자라면 노후준비를 위해 이제라도 ‘푸른씨앗’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길 바란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인 ‘푸른씨앗’이 널리 퍼져 일하는 사람들의 노후생활에 안정을 더해주는 행복수호천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본 기고는 헤럴드경제와 제휴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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