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과 역사상 첫 동문 교류의 장 마련
강진-광주 매주 오가며 석사 과정 마쳐
30년 다닌 직장 명퇴 후 제2의 인생 시작

 

사진작가 유안석 씨
사진작가 유안석 씨

“사진이라는 공통 분야로 시작해 예술의 힘으로 이어진 동문들과 추억을 나누고 선후배간의 인연을 끈끈하게 다져보자는 게 이번 전시의 취지입니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원 가운데 유일하게 사진학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 예정자들과 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술의 혼을 나누고 있어 화제다.

광주대학교 호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광주대 대학원 사진학과 제11회 졸업전 및 원우 초대전 ‘웅비’가 주인공.

사진학과 역사상 처음 마련된 이번 자리는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제11회 졸업예정자인 유안석 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유안석 씨는 “광주대 석사 과정에 사진학과가 생긴지 10여 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선후배간을 연결하는 교류의 장이 전무했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각자의 생업에 충실하면서도 사진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문들의 작품세계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예술가로서의 작품 활동을 응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같은 자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 씨의 염원은 전시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유안석 作 '불립문자'
유안석 作 '불립문자'

전시명 ‘웅비(雄飛)’는 ‘기운차고 용기 있게 활동함’이라는 뜻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혼신의 예술 활동을 펼쳐내자는 바람이 담겼다.

유안석 씨 역시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던 직장인이었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공부하게 된 것은 지난 2021년 30년간 다니던 직장을 명예퇴직하면서다.

그는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서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제2의 인생을 사진에 몰입, 내면에 갇혀있던 욕구를 분출시키고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유 씨는 석사 과정을 마치기 위해서 지난 2년간 강진과 광주를 오가며 수업을 들었다. 2시간 가량의 거리를 매번 왕복해야 했지만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유안석 씨는 “사진 공부를 시작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욕구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며 “이제야 비로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게 된 것 같다. 공부하는 매 순간이 설레고 기뻤으며,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안석 作 '오감의 소리'
유안석 作 '오감의 소리'

그에게 있어 사진은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닌 삶을 담아내는 또다른 방법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침잠해 있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하고 심도 깊게 표현해내고 있다.

유 씨는 “사진 작업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내면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한다. 즉, 사진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며 “다양한 대상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그러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아마추어 사진 작가가 아니다. 2022년 강진 다산 박물관에서 초대전으로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듬해 강진아트홀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선보였다. 전라남도 미술대전과 광주광역시미술대전, 대구경북미술대전 등 수많은 공모전에서 수상한바 있다. 이외에도 2022년 서울 DDP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사진축전과 한국사진작가협회 강진지부 회원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안석씨는 향후 작업 계획에 대해 “반야심경과 금강경, 팔만대장경 등 글자를 사진화하는 작업을 통해 마음을 깨닫는 공부를 하고자 한다”며 “보이는 것들로 부터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이는 것을 찾는 여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