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3천만 원 추가 쾌척
가족들 “어머님 유지 지켜 행복”

 

호남대학교 만학도였던 어머니 고(故) 여영순 씨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호남대학교에 장학금 3천만 원을 추가로 전달한 여씨의 가족들. /호남대학교 제공

만학도 ‘할머니 학생’으로 졸업한지 14년 만인 지난해 7월 모교인 호남대학교에 1천5백만원의 장학금을 쾌척했던 고(故) 여영순 동문이, 작년 연말께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기 전 “3천만원을 장학금에 추가로 보태달라”는 유언을 가족들에게 남겨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고(故) 여영순 동문의 큰아들인 허창식(54)씨와 둘째 아들 허정(45)씨 형제는 지난 19일 오전 호남대학교를 방문, 이동우 학생처장과 정영기 교무처장을 만나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학금 3천만원을 기탁했다.

허창식 씨는 “지난해 7월 장학금 기탁을 위해 학교를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강의실과 캠퍼스를 돌아보시고, 박상철 총장님과 학교 측의 따뜻한 배려에 내내 기뻐하셨다”며 “어머님이 ‘학생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3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더 내놓고 싶다’는 유언을 받들어 오늘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기탁 배경을 밝혔다.

여영순 동문은 56세에 2003학번 신입생으로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국어국문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했으며, 졸업한지 14년 만인 지난해 7월 모교를 찾아 “당시 학교에서 받았던 장학금이 너무 고마워서 뒤늦게나마 후배들에게 노트 한 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1천5백만원의 장학금을 쾌척했었다.

당시 여영순 동문은 “4남매를 키우느라 학교 진학은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난 뒤 늦깎이로 용기를 내서 입학했던 기억, 어린 학생들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아 강의 노트를 달달 외워가며 공부했던 추억, 자신과 자녀들의 글을 모아 ‘일출을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냈던 일이 어제처럼 생생하다”며 옛날을 추억하기도 했었다.

이동우 호남대학교 학생처장은 “모교와 후배들을 지극히 사랑하신 여영순 동문의 숭고한 뜻이 그대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장학금을 고귀하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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