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철(광주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주영철 광주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새해가 되면 우리는 새 마음가짐으로 각자의 목표를 세워 그에 따른 행동변화와 새로운 습관 만들기에 각오를 다지고, 자신과 가족의 복(福)을 빌며 한 해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한다.

오늘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아파트 화재 대피요령’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지난해 3월 수원의 한 아파트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계단통로를 통해 연기가 확산된 상황에서 계단으로 대피하던 시민들이 연기를 흡입하면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생겼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는 1만4천230건, 인명피해는 1천667명이 발생했으며 1천667명 중 사망자는 180명으로 70% 이상인 127명이 연기흡입이 원인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전 피해자들의 행동으로는 대피 40명, 행동불가 31명, 화재진압 7명, 비이성적 행동 6명, 구조요청 2명, 이외 미상 86명, 기타 8명 등이었다.

대피 중 계단에서 연기흡입으로 또는 창문 등으로 뛰어내려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고 경량칸막이, 대피공간, 하향식피난구 등 세대 내 설치된 피난시설에 대한 인지부족으로 인한 경우도 있어, 화재발생 장소와 불길·연기의 영향여부 등 대피여건을 판단해 상황에 맞게 살펴서 대피하는 피난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방서에서는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불나면, 살펴서 대피!’ 슬로건을 집중홍보하고 지역 내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 피난계획 수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소방대피훈련을 지원하고 아파트 피난행동요령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아파트 화재 발생 시 상황에 따른 피난계획을 통한 행동요령을 강조하고 있다.

피난 계획은 화재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피 행동요령의 습관화를 위해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아파트 대피계획 세우기’를 추천한다.

‘아파트 대피계획 세우기’ 는 먼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피난시설과 대피경로 등 피난환경을 조사한다. 아파트의 세대 내부 피난시설 종류에는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하향식피난구, 완강기가 있으며 거주하는 아파트에 피난시설 유무와 종류를 확인하고 설치되어 있는 피난시설 주변에는 물건을 쌓아두지 않아야 한다. 외부에 설치된 피난시설로는 피난계단, 옥상 등이 있으며, 세대 안과 밖의 방화문이 화재 시 닫히도록 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피난 환경 조사 후에는 아파트에서 발생될 수 있는 화재상황을 우리집을 기준으로 설정해보고 상황별 대피 계획을 수립한다. 자기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대피가 가능할 때에는 집 밖으로 대피하고, 대피가 어려운 경우에는 세대 내 설치되어 있는 피난시설 등으로 대피하거나 화염·연기로부터 멀리 이동 후 구조를 요청한다.

아파트의 다른 세대, 복도, 계단실 등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면 화염이나 연기가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대피 가능여부에 따라 행동하고, 화염이나 연기가 우리집으로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는 세대 내에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닫도록 한다.

수립한 대피계획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 실제로 화재상황별 행동요령을 실시해보고 지속적인 반복으로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베스트셀러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일상의 습관들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우리의 인생은 전혀 다른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1% 나아지거나 나빠지는 건 그 순간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런 순간들이 평생 쌓여 모인다면 이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의 차이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한 것처럼 올바른 행동을 반복하여 만든 습관은 개인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의미다.

우리는 매년 새해 다짐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잘못된 것을 개선해 나간다. 올 한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파트 대피계획 세우기’를 통한 올바른 안전습관을 길러 모두가 안전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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