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폴리곤, 갑진년 첫 기획초대전
2월 25일까지 ‘상처의 달, 치유의 달’展
김두석·김재희·하지혜·한서형 참여

 

한서형 作 ‘달항아리, 이끼’

마른풀로 형상화 된 달부터 나뭇가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빨간 하이힐, 향기를 품은 항아리와 먹빛 도자기를 통해 신선함을 전달하는 작품까지…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모두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2024년 첫 기획초대전으로 오는 2월 25일까지 ‘상처의 달, 치유의 달’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구두 디자이너인 김재희 작가가 기획한 자리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달을 통해 상처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참여작가로는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는 김두석·김재희·하지혜·한서형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주제인 ‘상처의 달, 치유의 달’은 타인이 주는 ‘상처’ 또는 자기 스스로에게 주는 ‘상처’를 달에 투영한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참여 작가들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통해 ‘상처와 치유의 달’을 풀어냈다.

김두석 作

‘도조화(陶彫畵)’의 대가 김두석 작가는 무유(유약을 사용하지 않은)도자를 활용, 3차원의 도자조형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을 소개한다.

도조화란 도자기와 회화, 부조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미술 장르로, 입체적 도자 조형을 2차원의 회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두석 작가가 빚어낸 그림은 자연의 색을 담은 고구려 고분 벽화 석채(돌가루 물감)와 백제 전축분의 조화롭고 균형잡힌 선, 전통적인 돌담의 평안함이 담겼다.

김재희 작가는 하이힐 조형물과 드로잉을 통해 발이 아닌 마음을 감싸는 현대인의 상처와 치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혜 作 ‘PULL MOON’

하지혜 작가는 마른풀을 통해 풀밭에서 얻은 거대한 치유를 ‘풀문(pulmoon)’으로 형상화 해 전시장에 둥둥 띄웠다.

국내 1호 향기 작가인 한서형은 자연의 향을 달 항아리에 담았다. 한 작가의 달항아리는 기존의 달항아리와는 조금 다르다. 도자 대신 나무를 깎아 달항아리를 구현하고 이끼를 조심스럽게 키워내 또다른 버전의 달항아리를 선보인다. 작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혼돈 속 고요한 사유를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재희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마주하는 긍정적 영향과 작품 행위를 통해 무기력해진 심신을 회복해 가는 과정”이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쉼이 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作

한편,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바로 옆에 위치한 ‘아트폴리곤’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사고로 접근하는 모든 문화 활동을 허용하는 복합전시공간이다.

이곳은 과거 원요한 선교사의 사택 일부로, 차고로 쓰였던 10평 남짓한 공간을 문화예술기획사 ‘아트주’가 원형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증축만을 통해 지난 2017년 현재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건물 안팎의 초록 담쟁이 넝쿨과 빨간 벽돌건물이 어우러진 이 곳은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광주비엔날레의 메인 전시장으로도 두 차례 활용되는 등 지역 내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전시 뿐 아니라 양림동의 풍부한 역사를 바탕으로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을 연결, 다양한 작품과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다 할 예정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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