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첫 장편소설
‘거인의 꿈-하의도, 서울, 평양’ 출간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최영태 지음/역바연 펴냄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평화통일의 꿈을 장편소설로 그려냈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대중의 삶과 그가 제시한 남북연합을 담은 소설 ‘거인의 꿈-하의도, 서울, 평양(역바연)’을 펴냈다.

총 1~4부로 구성된 이 책은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실제 겪었던 역정 스토리에 상상력이 더해졌다.

전남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최 교수는 ‘빌리 브란트와 김대중’, ‘김대중의 사상과 정치’를 펴낸 김대중 전문가다. 그간 김대중 전문 서적을 다수 출간해 온 최 교수는 이번 소설을 통해 DJ의 전 생애를 독자들이 손쉽게 접근하도록 풀어냈다.

역사학자 특유의 치밀한 팩트 위주의 시선에 더해, 통일 문제와 김대중을 연구해 온 학자의 입장에서 ‘만약 이랬더라면’이라는 가정을 소설 후반부에 더한다.

변방인으로 태어나 다섯 번이나 되는 죽음의 고비와 끊임없는 감시, 납치, 연금, 망명 그리고 사형선고. 김대중의 인생은 혹독한 고초와 시련의 연속이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후 젊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김대중은 군사 정권 아래 세 차례 낙선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끝내 정계 진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북연합’은 김대중이 설계하고 제시한 남북통일에 대한 비전이자 그의 꿈이다.

격동의 시기를 살아간 김대중의 삶이 인동초로 대표되는 고초와 시련으로 점철되는 과정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박정희와 전두환, 광주와 5·18, 평생의 동지인 이희호 여사와 아들·측근·민주화 인사들을 담은 한국 현대사의 강물이 대통령 당선이라는 바다까지 거침없이 흐른다.

소설이지만 자서전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한 170여 개의 각종 주석은 책의 현실성을 더한다. 특히 대권을 놓고 한 평생을 경쟁한 ‘숙명의 라이벌’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이야기는 소설을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소설은 1970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김대중에 못지 않게 멋지게 승복한 김영삼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두 사람이 1987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 노태우의 군부정권 연장을 허용하는 장면에서는 ‘엎질러진 물’이라며 질책한다. 과오를 딛고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려야 했던 결정을 보여주며 ‘국민의 정부’의 성과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실제 역사에 기반한 소설은 4부에 이르러 ‘김대중의 꿈’이자 저자인 ‘최영태의 꿈’으로 거듭난다. 실제 역사에서는 2000년 클린턴의 평양 방문 직전 터진 ‘플로리다 검표 논란’으로 좌절됐지만, 소설은 클린턴이 논란을 이기고 평양을 찾는다.

이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박지원, 정세현, 정동영 등 남북관계에서 실제 활동했던 인사들이 등장하며 남북은 드라마틱한 관계 개선을 이끌어낸다. 독일과 한국의 통일 문제를 비교 연구했던 최 교수는 소설에서 남북 통일시 소요되는 예산을 당시 우리 정부 1년 예산의 1%인 1조원으로 추산했다. 이후 군비 감축을 통해 통일 예산을 3%까지 증액하는 안을 구상한다.

최 교수는 “불행히도 남북 관계가 다시 김대중 정부 이전 대결 시대로 복귀하고 말았으나, 역사가 말해주듯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한반도 문제를 푸는 해법이 못 된다”며 “다시 화해와 공존 공영의 길을 모색할 때 이 책의 4부 ‘남북연합 창설’은 우리가 구현해 갈 미래 비전이자 희망의 노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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