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립미술관, 3월 10일까지
‘예향의 격’ 주제 소장품 기획전
허련·조방원 등 남도 대가 한자리
한희원·김영태·황영성 등도 출품

 

허건 作 ‘산수8폭병풍’

호남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함평군립미술관은 오는 3월 10일까지 소장품 기획전 ‘예향의 격’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함평군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전남미술 작품을 통해 예향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마련된 자리다. 조선 후기 소치 허련 등 남종문인화부터 현대미술 황영성 화백의 구상화까지 총 64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정운면 作 ‘산수도’

전시는 1부 ‘예향의 발단’과 2부 ‘애향의 발현’ 등 소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예향의 발단’에서는 19세기 소치 허련을 필두로 허형을 거쳐 20세기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으로 이어지며 전남미술의 발단이 된 남도문인화를 조명한다.

소치 허련의 자손인 허건과 허백련은 조선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 국가적 미술전람회에서 활약하며 남종문인화의 성장을 선도했다. 이들은 각각 남화연구소와 연진회를 통해 후학을 양성하며 남종문인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안동숙 作 ‘강변의 오후’

이 섹션에선 남도의 전통회화와 전남화맥을 이룬 소치 허련부터 남농 허건, 아산 조방원, 동강 정운면, 오당 안동숙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소치 허련의 ‘산수화’는 필치가 매우 부드럽고 꼼꼼하면서 전체적인 인상이 매우 맑다. 이는 원대의 품격 높은 문인화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지향했던 예술적 목표와도 일치한다.

남농 허건의 8폭 짜리 ‘산수 병풍’은 운방산림의 화맥을 이어받아 전통적 화풍을 근간으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창출한 작품으로, 한국의 자연을 바탕으로 남종화풍을 현대적으로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아산 조방원은 ‘남도화의 완성자’, ‘남종화의 마지막 거장’ 등으로 불릴 만큼 한국 수묵산수(水墨山水)의 대가이다.

남농 허건 선생의 문하에서 기법을 배웠으며, 후에 본인만의 독창적인 전통 먹산수 화풍을 창조했다. 전시에선 가을의 풍경을 담아낸 ‘가을산하’가 출품됐다.
 

한희원 作 ‘매화꽃 하얀길’

동강 정운면 선생은 독자적인 필법의 산수화로 20세기 전반 광주화단을 이끌었던 화가다. 특히 묵매(墨梅)로 유명했으나 산수·화조·서예 등에도 두루 능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정운면의 ‘산수도’는 짙은 농묵과 대담한 필선으로 산수풍경을 담아냈다.

오당 안동숙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회화로서 존재 가치를 고민한 예술가다. 그의 작품세계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물질과 정신, 묘사와 표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작품 ‘강변의 오후’는 숲이 울창한 강변가에 모여 장터를 이룬 모습을 담아냈다.

황영성 作 ‘가족 이야기’

이어 2부 ‘애향의 발현’에서는 예향 전남을 지켜 온 지역 출신 작가들이 전시된다. ‘애향심(愛鄕心)’을 주제로 전남의 산천과 삶을 담아낸 작품을 통해 전남미술의 현재를 들여다 본다.

기법과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전남의 산천과 삶’은 전남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소재로 그려지며 전남작가들의 애향심을 담아왔다.

전시 작품은 김종일의 ‘여수 갯마을’, 김영태의 ‘무등잔설’, 김충곤의 ‘고향 가는 길’, 한희원의 ‘매화꽃 하얀길’, 황영성의 ‘가족 이야기’ 등이다.

한편, 함평군립미술관은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해설프로그램(도슨트)을 운영하고 있다. 함평군립미술관 누리집과 미술관 안내데스크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전시 해설사와 함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