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31일 영화 4편 동시개봉
36년 만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쥐스틴 트리에 신작 ‘추락의 해부’
日 차기 거장 하야카와 ‘플랜 75’

 

영화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스틸컷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광주극장은 31일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리는 아녜스 바르다부터 ‘프랑스 영화계의 신예’ 쥐스틴 트리에, ‘일본의 차세대 거장’ 하야카와 치에, 한국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임선애 감독의 영화 4편을 동시 개봉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다. 이 영화는 1988년 제작된 이후 36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정식 개봉한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은 1950년대 후반 프랑스 영화계에 일어난 새로운 물결인 누벨바그의 유일한 여성감독이다.

영화는 위대한 두 여성 아녜스 바르다와 제인 버킨의 다큐와 픽션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제68회 칸영화제 명에 황금종례상을 수상한 거장 아녜스 바르다 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제인 버킨의 새로운 몽타주를 담았다.

특히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이자 영화 같은 생애를 살았던 제인 버킨의 유년시절과 여러 작업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평소 친분이 깊었던 아녜스 바르다와의 솔직한 대담 방식으로 풀어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영화 ‘추락의 해부’ 스틸컷

이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 번째 여성 감독 쥐스틴 트리에의 최신작 ‘추락의 해부’가 관객과 만난다.

영화 ‘추락의 해부’는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를 중심으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제76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추락의 해부’의 표면적 의미는 추락(사)의 진실을 해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포장일 뿐이다. 영화가 해부하는 것은 사건을 파헤치면서 비로서야 드러나는 관계, 그리고 우리가 보고 믿는 것, 진실 등이다.

영화 ‘추락의 해부’는 칸 영화제, 골든글로브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모두 수상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편집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플랜 75’ 스틸컷

일본의 차기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플랜 75’도 상영된다.

영화 ‘플랜 75’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에 얽히게 된 네 사람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근미래 SF작품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5번 2악장 안단테’가 흐르는 가운데 난장판이 된 어느 노인 시설에서 놀라 뛰쳐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는 실제 일본에서 벌어진 ‘사가미하라 장애인 시설 흉기 난동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사건은 2016년 7월 26일 새벽, ‘쓰구이야마유리엔’ 장애인 시설에 침입한 괴한이 야근 중이던 직원들을 결박하고 시설 내 장애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9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 당한 참사다.

당시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범행을 자백한 우에마츠 사토시는 ‘장애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중증장애인을 구원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해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에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편협함과 합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언제든이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 이번 영화를 통해 현대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영화 ‘세기말의 사랑’ 스틸컷

데뷔작 ‘69세’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임선애 감독이 4년만에 돌아왔다.

임선애 감독은 신작 ‘세기말의 사랑’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의 용기를 전달한다.

영화 ‘세기말의 사랑’은 새천년을 앞두고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영미’가 짝사랑 상대의 아내 ‘유진’과 불편한 동거를 하며 잃었던 삶과 사랑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을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이후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피스티벌 초이스 부문에 초청돼 뜨거운 호평 세례를 이끌어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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