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 선정
4월 18일부터 아카이브 특별전 개최
세개 섹션…연대기·소장품·아카이브
“다양한 담론·화두 발화…마당 역할 수행”

 

백남준 作 ‘고인돌’

창립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미술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광주정신 등 그간의 역사를 되새긴다.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4월 18일 개막하는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참여,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기념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Madang-Where We Become U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베네치아 비엔날레 ‘병행전시(Collateral Event)’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본전시와 국가관, 병행전시로 프로그램이 구성되는데, 한국에서는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한솔문화재단, 재단법인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 유영국미술문화재단 등 4곳이 병행전시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직원들의 자발적 제의로 전시공모 참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무국 직원들은 지난해 창설 30주년을 앞두고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정신인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전세계인들에게 선보이고자 이번 병행전시 공모전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올해 1월 병행전시 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직원들 스스로가 감독·큐레이터를 자처하며 전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은 30년 동안 인류 공동체의 마당 역할을 한 광주비엔날레를 조망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크초 作 ‘잊어버리기 위하여’

전시는 그동안 축적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소장품 등을 통해 광주비엔날레가 30년 동안 지향해온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마당’으로서의 예술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광주비엔날레의 역사를 선형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이 아닌 광주 정신을 조망하면서 광주비엔날레의 동시대적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한다.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은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개괄하고 주요한 변화를 살핀다.

역대 전시 포스터를 비롯해 예술감독과 큐레토리얼 팀, 전시 주제, 참여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광역시의 지도 등을 전시한다.

여기에 다큐멘터리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시선’을 상영, 광주비엔날레의 발자취와 그 의미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논의한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해 온 가치를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섹션에선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제1회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과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와 더불어 한국 여성 작가 세 명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백남준 작가의 ‘고인돌’은 고인돌 거석 형태로 쌓인 TV와 장독과 같은 한국 전통 오브제가 병치된 설치 작품으로,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광주 공동체를 기리고자 한다.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쿠바에서 보트로 탈출했던 난민 공동체의 삶을 은유한다. 크초 작가는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 일명 ‘보트 피플’이 남기고 간 뗏목과 타이어, 낡은 배 등 쿠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을 재료로 활용하면서 그들의 긴박하고 위험한 탈출과 위태로운 삶을 시각적으로 형상화 했다.

한국 여성작가들의 작품도 기대를 모은다.

오는 4월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이 개최될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

역대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김실비·김아영·전소정 작가가 참여, 백남준과 크초가 선보였던 5·18과 난민을 소재로 한 전시품들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와함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소장 유물로 광주 정신을 보여주는 ‘양은 함지박’도 전시된다. 이 유물은 80년 5월 당시 광주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눠 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함지박으로 광주 공동체를 상징한다.

마지막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행보를 담고 있는 소장 자료들로 구성된 아카이브 섹션이다.

이 섹션에선 전시 포스터와 티켓, 리플렛, CD, 전시 도면 등 역사적 실물 자료 500여점과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30년 동안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라는 도시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아시아, 나아가 지구라는 공동체까지 아우르면서 다종다양함을 추구해 왔으며 인류 문명사에 전위적인 화두를 지속적으로 발신해 왔다”면서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과 연계해 현지에서 마련된 이번 아카이브 특별전을 통해 다시 한번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의미를 되새기고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 생성되는 ‘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