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현 남도일보 국장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 출간
4년여간 125차례 연재…지역 인물·유적 소개
“가치 재발견·역사 집대성”…6일 저자와의 만남

 

서정현

남도일보 서정현 국장이 지난 4년간 연재한 기획시리즈인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지난 2020년 1월 남도일보의 ‘종가 재발견’으로 출발한 기획시리즈는 광주·전남지역 전통마을에 수백년 세거했던 명문 가문과 종가를 2024년 1월까지 125회에 걸쳐 소개했다.

서 국장은 매주 전통마을을 지키는 종가를 찾아 성씨 유래와 시조설화, 가문 부흥 인물 스토리, 나라 지킨 충효 전통의 가문 역사, 입향 사연, 지키고 가꾼 문화유산, 가문의 가훈과 정신계승 노력 등 종가문화의 깊은 구석을 찾아 내력을 독자에게 알렸다.
 

서정현 지음/바로 펴냄

광주·전남의 집성촌 전통마을에서 대대로 삶을 이어온 가문의 종가는 국가 문화유산 보물창고라고 할 만하다. 파주염씨 염제신 초상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는 과정과 국가 보물 제1097호로 지정된 사연이 단적인 예다. 이 책에선 전남 나주의 파주염씨 국파공파 금파종가를 취재하면서 보존 보물의 등장 사례를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전원생활의 품격과 전통마을 매력을 알려 제2인생을 설계하는 은퇴 세대, 뜻깊은 답사여행을 추구하는 젊은 가족들에게 소중한 서적으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소쇄원 광풍각. 담양 제주양씨 창암종가 보존 문화유산이다.

종가스토리는 한국언론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 지원사업에 ‘파리에 간 광주전남 종가 스토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전라남도 어느 시골 마을에서 만든 ‘우리 것’을 세계 최고 문화적 자부심을 가진 프랑스에 수출할 수 있다는 건 지역거리·언어문화 등 어떤 장벽도 돌파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19회차 보성 전주이씨 이필복종가를 취재했을 때, 종손은 전통방식 그대로를 고수해 만든 옹기를 수출하고 있었다. 400개씩 수출 포장한 옹기가 프랑스 파리로 가고 유통 시스템에 의해 프랑스 백화점, 온라인 매장 등에서 대학, 요리학원, 레스토랑이나 개인 소비자 유럽인에게 판매된다.

370년 씨간장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제35호) 집안 담양 장흥고씨 양진재종가(전남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 소재)에서 르봉마르쉐 백화점(프랑스 파리 소재)에 한국식품관을 만들어 입점했다. 이후 중요무형문화재(제96호) 옹기장 보유자 집안 보성 이필복종가에서 수출하게 됐다. 주목할 것은 고매한 품격을 지닌 종가문화가 프랑스에서도, 유럽·미주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암 구림 서호정마을 옛 상대포(복원시설). 이 마을엔 연주현씨, 창녕조씨, 낭주최씨, 함양박씨 등이 세거해 보물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종가문화가 유럽인들과 교류를 통해 인기리에 문화접변 하는 일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세계적 보편성 입증’에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서정현 국장은 “한 가지 기획보도로 4년을 뛰었다. 연재되는 기간 동안 전통마을과 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했다. 보물 품고 발굴을 기다리는 또 다른 종가들과 기사에 담지 못한 많은 사실과 사연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며 “전통차·가양주 등 식품 복원, 고문서 등 기록연구, 한옥스테이 등 게스트하우스 등에 관심을 갖고 종가에 귀환한 젊은 후손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새로운 설계로 분주히 움직이는 종가 후손들이 성공하는 삶의 전형을 창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 국장은 오는 6일 남도일보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열고 4년간의 취재 여정과 지역사회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보성 성주이씨 참판공파 종택 전경. 가문에서는 1촌 3학당에서 박사 27명이 배출된 전통을 이어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활발하게 인문학강의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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