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전당, 7월 21일까지 ‘이음 지음’전
아시아 도시 경관, 연결·공존 주제
일본·독일 등 각국 19명 작가 참여

 

국내외 예술가들이 도시문화를 현대적 미술 언어로 풀어낸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화제다. 사진은 융·복합콘텐츠 전시 ‘이음 지음’ 입구

국내외 예술가들이 도시문화를 현대적 미술 언어로 풀어낸 전시가 관람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바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복합전시 2관에서 진행중인 융·복합콘텐츠 전시 ‘이음 지음’이다.

7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공간 공통 소재인 ‘건축의 공존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예술가들의 현대적 미술 언어를 가시화해 소개한다.

‘이음 지음’은 건축의 ‘지음’(Construction)과 시공간의 연결적 ‘공존성(Coexistence)’을 ‘이음’(Connectivity)이라는 의미에 담아 조형적으로 시각화했다.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도와 함께 존재한다는 공존의 가치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선과 면, 공간이 융합된 모습으로 표현한다.

전시는 ‘아시아의 도시 경관들이 가지는 시각적 공통점이나 유사성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카도 분페이 작가의 작품 ‘다트게임’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

‘도시의 경관: 연결과 공존’을 주제로 한국을 비롯 프랑스·일본·말레이시아·멕시코·독일·스위스·스페인 출신의 현대미술가 19명(팀)이 19점의 작품을 통해 공존과 어울림의 의미를 전한다.

전시는 닿다·잇다·쌓다·짓다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뉜다.

1전시 ‘닿다-나에게 닿다’는 내가 속해 있는 장소적 문화적 건축 요소의 접점을 마주하는 ‘경험의 건축’을 의미한다.

조영각 작가는 문을 통해 한국의 전통 건축과 현대적 풍경을 대조하며 우리가 사는 사회의 표면을 들춰내는 ‘병렬 울림’을 선보인다.
 

셀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 作 ‘클리나멘’

2전시 ‘잇다-우리를 잇다’는 건축의 공공적 가치와 사람과의 소통으로 교류하며 서로 연결되는 ‘공명’을 보여준다.

전시장 중앙에서 만나볼 수 있는 셀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C’leste Boursier-Mougenot) 작가의 작품 ‘클리나멘’이다. 푸른 수조 위에 떠 있는 180개의 백자 그릇이 물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그릇끼리 부딪히고 소리는 냄으로써 우리가 연결되는 공간을 보여준다.

3전시 ‘쌓다-관계를 쌓다’는 아시아 공간과 도시 속 이상을 상상하며 현실에 발붙여 우리 삶과 건축의 관계를 질문한다.

카도 분페이(Bunpei Kado) 작가는 작품 ‘다트 게임’을 통해 멀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우리 사회의 초상을 재치 있게 꼬집어 풍자한다.

파멜라 포 신 탄(Pamela Poh Sin Tan) 작가는 자연이 스스로를 지어가는 유기적 방식에 대한 존중을 담은 ‘에덴’을, 아니발 카탈란(Anibal Catalan)은 기존의 형태나 구조가 해체돼 분열, 일탈, 비틀림 등을 거쳐 새로운 형태로 재조합되는 ‘재해체 프로젝트’를 전시한다.

로렌스 렉(Lawrence Lek) 작가는 또 다른 세계 속 가상의 싱가포르에서 펼쳐지는 게임 작품 ‘206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에디션’을 내놓는다.

ACC 혼합현실 랩 참여 작가의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리 로이 작가는 ‘큐브’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유영하고 있는 도시 속 기억의 조각을 탐색하는 ‘제너레이티브 아시안 어반 시퀀스’을 선보인다.
 

ACC 혼합현실랩 ‘아시아 뉴토피아’

정정주 작가는 서울과 고양, 파주, 광주 등 작가가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지역에서 담은 영상 ‘27개의 방-c2301’을 통해 비슷한 것처럼 보여도 서로 다른 도시의 욕망과 기억,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송성진 작가는 ‘도시의 온도: 그 길 너머’라는 작품을 통해 너무도 쉽게 사라지는 아시아 도시의 집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며 건축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역사와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필리핀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주한 이자벨 & 알프레도 아퀼리잔(Isabel and Alfredo Aquilizan)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이동과 디아스포라, 정착과 재정착, 집과 토지, 공동체와 가족, 기억과 정체성 등 이주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인 해빗: 또 다른 나라 프로젝트’라는 작품을 통해 던진다.

4전시 ‘짓다-꿈을 짓다’는 함께하는 건축을 보여주는 섹션으로, 상상과 삶이 공명하는 다양한 건축의 모습은 개인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을 그린다.

천대광 작가는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빛 마을처럼 보이는 작품 ‘중첩된 시간과 겹쳐진 장소들’을 선보인다. 이는 여러 아시아 국가의 도시와 마을이 모여 또 하나의 새로운 마을을 이루는 모습을 형상화 한다.

이자벨 & 알프레도 아퀼리잔 作 ‘인 해빗: 또 다른 나라 프로젝트’

파블로 발부에나(Pablo Valbuena) 작가는 가상과 실제를 하나의 연속적 개념으로 엮어내는 공간적 실험을 기록한 비디오 작업 ‘장소 연구’ 작품을 선보이고, 아즈마 코이치로(Koichiro Azuma) 작가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56개의 자전가 바퀴로 만든 움직이는 조각 ‘무한차륜(無限車輪)’을 전시한다.

이처럼 전시 ‘이음 지음’은 재료가 서로 닿고 이어지고 쌓여서 올라가는 건축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 역시 서로에게 닿고, 잇고, 쌓아가며 짓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ACC 관계자는 “본격적인 청룡의 해를 시작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심미적 체험을 느껴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