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봉선화’ 24일 광주 공연
오후 3시 빛고을시민문화관
학생·교사 등 현지민 제작·출연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실상 폭로

 

연극 ‘봉선화’ 공연 일부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피해 실상과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작품이 민주·평화·인권의 도시 광주 무대에 오른다.

광주문화재단과 일본 나고야시민연극단이 협력한 연극 봉선화가 오는 24일 오후 3시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연극 ‘봉선화’는 일제의 조선 식민지 가해국인 일본의 시민들이 강제동원과 인권유린의 역사를 규명하고 피해보상 등 해결을 목표로 38여 년간의 인권회복 운동의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2003년 일본 나고야에서 초연한 후 2022년 9월 다시한번 무대에 오른 두번째 공연도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광주 공연은 시즌3으로, 지난해 광주문화재단과 일본 나고야시민연극단이 1년여간에 걸쳐 준비한 결과물이다.

앞서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2023년 일본 시민사회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이하 나고야 소송 지원회),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문화예술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국제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민주·인권·평화로 대표되는 광주 정신 실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연극 ‘봉선화’ 공연 일부

한일 양국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과거사를 바로잡고 미래세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당초 광주 공연은 지난해 가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시민 배우들의 일정 조율로 이번에 무대에 오르게 됐다.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회사원, 교직원,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현지 시민들이 작품의 배우로 참여하면서 학생들의 봄방학 시즌과 일본의 연휴기간에 맞춰 공연 진행을 협의한 것이다.

연극 ‘봉선화’는 조선여자 근로정신대의 강제동원 실상을 폭로한다.

작품은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등을 위해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 ‘나고야의 바보들’을 토대로 과거사를 알지 못하는 일본인들에게 근로정신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박해옥·김혜옥·진진정 씨 등의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작품을 구성, 참혹했던 당시의 상황을 폭로함으로써 과거사를 바로잡고자 한다.
 

연극 ‘봉선화 시즌 3’ 포스터

‘나고야 소송 지원’은 양심적인 일본 시민이 뜻을 모아 1998년 결성한 시민단체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모임이다. 설립 후 1999년부터 20여년간 양금덕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및 인권회복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 왔다. 일본에서의 소송은 최고재판소 최종판결로 패소했지만 이들의 활동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2007년 7월부터 매주 금요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기업을 향해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금요행동’을 펼치고 있다. 금요행동은 매주에서 매월로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009년 3월 설립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전신으로, 2021년 4월 사단법으로 새로이 조직을 개편했다. 그동안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의 진실을 규명해 피해자들의 권리구제와 명예회복 등 역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2018년, 2023년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었다.

한편, 연극 ‘봉선화’는 무료 공연으로 진행되며, 관람을 원하는 희망자는 구글폼( https://forms.gle/uF8bj39h9yjVN4Nu8) 또는 광주문화재단 홈페이지 봉선화 홍보물 등 큐알코드로 접속해 예약하면 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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