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광(동신대학교 교수·전남도 총괄건축가)

 

손승광 동신대학교 교수·전남도 총괄건축가

세컨하우스는 자기주택이 있는 사람이 제2의 주택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도시지역에서 2주택 소유자는 다주택자로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도시민들이 시골지역에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1가구 2주택에서 제외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였다. 그 정책변화의 배경은 도시지역 인구를 농어촌지역으로 분산하는 데에 있다. 세컨하우스는 농사용 농막보다는 크고, 대략 10평이상 20평 이내의 소규모 주택으로 투자부담이 작은 주택을 지향한다. 정부정책으로는 빈집이나 노후농촌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경우 1억 원, 신축하는 경우 2억 원 한도내에서 2%이율로 융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세컨하우스는 도시민들이 농어촌으로 생활 전체를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가족 전체의 이사가 아니더라도 한시적인 생활인구라도 농어촌으로 유치하자는 생각이다. 청년이 농어촌으로 되돌아온다면 농어촌의 지역소멸에 대한 염려는 줄어든다. 그러나 청년들은 미래를 바라보고 살아간다. 대도시와 농어촌을 비교해서 보면 대도시는 미래이고 농어촌생활은 과거이다. 청년들이 농어촌을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사회현실이 잘 말해 준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이 농어촌으로 생활권을 옮기는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가족 전체가 농어촌으로 옮겨와 전원주택과 전원마을에 이주했던 사람들이 편익시설, 생활의 다양성이 부족하여 도시지역으로 U턴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대규모로 조성한 전원마을까지도 공동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도시를 포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원생활에 대한 꿈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 두가지 생활욕구를 잘 대변하는 생활모형이 ‘5도2촌’ 생활방식이다.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어촌에서 생활하는 방식이다. 세컨하우스는 도시에 자기 집을 두고 주말 등 단기간 농어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소규모 생활공간이다. 세컨하우스는 1가구 2주택기준으로 중과세하였던 종부세법 때문에 기피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정부에서도 도시민들이 농어촌에서 부분적으로 생활하더라도 농어촌 인구로 인정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었다. 그에 맞춰 세컨하우스는 다양한 취향의 요구조건에 부응해야 한다. 세컨하우스는 귀향인, 자연환경과 공기가 맑은 곳을 찾는 사람, 주변 경치가 수려한 곳을 찾는 사람 등 개개인의 취향이 다양하다.

전원주택은 다양한 생활기반시설, 교육, 의료, 접근성 등이 고루 갖추어진 충분한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전원주택단지는 도시적인 편익시설을 갖추어 주기 위하여 개발규모를 크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대규모 전원마을도 도시로의 U턴과 공동화되는 현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농어촌에서의 생활이 단지의 규모를 키워서 편익시설과 거주환경을 확보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컨하우스는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어촌에서 우수한 환경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컨하우스는 도시생활을 해온 사람들이 농어촌에서 부분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편익시설의 전부를 갖출 필요는 없겠다. 그렇다면, 세칸하우스의 입지로 어떤 곳이 바람직할까? 세컨하우스 입지는 단지형으로 할 수도 있으나 귀향·귀소 본능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입지를 선호하는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개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다. 자동차 접근이 용이하다면 수요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과 결정이 더 쉬울 것이다. 세컨하우스는 단기간 체류주택이지만 주말주택에서 계절적인 장기체류가 이루어지는 주택으로 생활방식이 전환되기도 하며 은퇴자들에게는 영구이주의 전 단계가 될 수도 있다. 도시와 농어촌의 공생공간으로 변화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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