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대거 포함’ 지라시 돌아
박용진·윤영찬 하위 통보 공개
지도부 수습에도 ‘밀실공천’ 확산
이재명 “환골탈태 과정서의 진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밀실 공천’ 논란이 불거지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역 의원 하위 20’% 대상자에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명계가 공천에 강력 반발하며,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민주당 공천 갈등이 양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20일 공천관리위원회와 당 지도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전날부터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평가 결과를 통보하고 있다.

하위 20%에는 총 31명이 포함된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당은 구체적으로 누가 명단에 속했는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하지만, 비명계 의원의 이름이 대거 포함된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명단이 ‘지라시’처럼 돌면서 민주당 안팎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개별 통보를 받은 비주류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면서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치욕을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고 반문하며 “후자가 목표라면 나를 철저히 밟고 가라”고 했다.

앞서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4선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지난 19일 “하위 20%에 속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모멸감을 느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또 다른 비명계인 홍영표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러다가 총선(승리)을 윤석열 대통령한테 데려다 줄 것 같다”며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 지도부와 공청관리위원회는 수습에 나선 모습이지만 친명(친이재명)계의 밀실 공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하위 20%’ 평가에 따른 당내 반발과 밀실 공천·사천(私薦) 논란 등에 대해 “공천은 공정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직후 당내서 ‘사당화’ 비판이 나온다고 묻자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진통이라고 생각해달라”며 “훌륭한 인물들로 우리 공천관리위원회가 잘 결정해 드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하위 20% 명단을 알아내기 위한 언론의 ‘취재’ 경쟁이 과열되자 당이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날 한 언론이 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로 평가받은 31명 중 28명이 비명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에서 “모 기자가 민주당 의원이 하위 20% 평가자로 통보받았는지 취재하는 과정에서 ‘당 대표실로부터 듣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허위 사실을 근거로 취재하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한 명단은 위원장만 가지고 있으며 통보도 위원장이 직접 한다“며 ”일부 언론사가 추측성으로 평가 하위 20% 운운하며 허위 사실을 기사화하는 것은 선거운동 방해와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오후 공천 심사 결과를 논의한다. 하위 20% 대상자 통보 등도 맞물려 처음으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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