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 사태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전략지역 선정에 이수진 반발 탈당
갈등 격화 ‘연쇄 탈당’ 현실화되나
이재명 “환골탈태 과정 중 진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4·10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으로 민주당이 연일 시끄럽다. 당 원로들이 유감을 표명하고 비이재명계의 탈당과 반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로들은 22일 당내 공천 갈등과 관련 “이재명 대표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랜 기간 이 당을 지켜온 우리는 이제라도 당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충정에서 입장을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작금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 공천 행태가 민주적 절차와는 전혀 동떨어지고, 당 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이를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조사 행위자가 불분명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는데 조사마다 당 대표 쪽 사람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을 붙인 사람을 집어넣고,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아예 설문에서 제외했다”며 “이른바 ‘친명’(친이재명) ‘찐명’(진짜 이재명) 후보들을 공천하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역 의원 평가 결과를 언급하며 “사전 기획됐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당 대표의 ‘비선’에서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조사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당의 모든 행위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껏 벌어진 행태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도 전날 입장문을 내어 “시스템 공천, 민주적 원칙과 객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 대표가 나서 상황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현역인 초선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서울 동작을’ 전략선거구 선정으로 인해 본인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것에 반발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작을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당과 국민과 공익, 승리가 아닌 사리와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현재의 당 지도부의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앞서 공관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런 내용의 추가 전략지역구 지정 및 5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략 지역으로 선정된 곳의 현역은 탈당을 선언한 이 의원을 비롯해 노웅래(서울 마포갑)·양기대(경기 광명을)·김민철(경기 의정부을) 의원이다.

앞서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지난 19일 하위 20% 통보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 등에서는 김 부의장을 영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천 학살 논란이 계속 불거지면서, 비명계의 집단 반발로 ‘연쇄 탈당’까지 이어질 경우 이번 총선에 치명타가 될 수 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공천 과정에 대해 “누군가는 1등하고 누군가는 꼴등 할 수밖에 없다”며 “약간의 진통,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이라고 전했다.

당 원로들이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당이 잘되기를,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해주신 충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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