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예술가 모은영 초대전 ‘기운섬동’
3월 16일까지 예술이빽그라운드
한 폭의 동양화처럼 담아낸 인문철학

 

모은영 作

글씨는 글 쓰는 사람의 인격이라고 했다. 한 획 한 획을 쓸 때마다 정성과 인내가 담겨서다. 특히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져 글이 되고 때로는 그림이 되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자필로 글을 쓰는 일이 드물어지고 말도 안되는 단어의 조합들이 생성되면서 온전한 한글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잊혀져 가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다시 깨우쳐 볼 수 있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모은영 作

복합예술문화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오는 3월 16일까지 글씨예술가 모은영 작가의 초대 기획전 ‘氣運섬動(기운섬동)’을 선보인다.

캘리그라피 작가이자 아트디렉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친근함의 옛 정서와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한 글씨예술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모 작가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글꼴인 폰트 개발사로 창업한 산돌커뮤니케이션 온라인 사업부 아트디렉터로 재직하고 그 이후, 글씨체를 개발하면서 선과 여백에서 느껴지는 깊은 사유를 자신만의 글씨체로 창작하면서 글과 그림 속에 삶의 사유를 얹혔다.

모은영 作

작가의 캘리그라피는 먹의 농담과 선의 자유로움을 붓 끝에 담아 동양화 한 폭과도 같은 인문철학의 깊이를 담아내며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조형미와 디자인적 요소가 결합된 글과 그림은 서예와 회화 지점에서 마주보며, 먹의 농담은 여백을 채우거나, 채워진 여백을 흐트러내면서도 흐트러짐 없음을 그려낸다.

이처럼 모 작가의 글씨는 태양과 바다가 출산한 아이의 숨결처럼 거칠고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 주제 ‘기운섬동’은 ‘삶의 기운생동은 지연으로부터 온다’라는 작가의 인생 철학에서 착안해 온 것이다.

그는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배를 글씨 예술, 즉 캘리그라피라고 칭한다. 이는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듯 한 글자가 문장이 되고 문단을 이룬다는 것이다. 작가는 글자 하나하나를 섬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모은영 作

전시 ‘기운섬동’은 하나의 섬도 아름답지만 섬들이 모여 더 아름다운 비경을 만들어 내듯 획의 기운생동과 재료마다 가지고 있는 물성을 실험하며 종이 위에 섬을 노래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한다.

오는 3월 9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캘리그라피와 나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모은영 작가와 관객과의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이날 소통의 시간과 더불어 부대행사로 캘리그라피 워크숍을 진행, 나만의 글귀를 예술로 표현하기와 즉석 캘라그라피 시연, 대형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모은영 작가는 “전시 ‘기운섬동’을 통해 잔잔한 삶의 바다에 큰 물결을 일으키는 생동감으로 2024년 갑진년을 자신만의 값진 섬을 오롯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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