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로 이어지는 의료공백 불보듯
전임의·인턴 계약포기 사태 예정
“장기화땐 상급종합병원 역할 의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발표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파업이 일주일째 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시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에 반발한 전공의들 파업이 일주일째 되는 가운데 지역의료계의 집단행동으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의과대학을 졸업해 수련을 앞둔 ‘신규 인턴’들은 임용을 포기하고 나섰고 파업에 참여한 전공들의 빈자리를 채워왔던 전임들과 4년차 레지던트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져 파업장기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25일 광주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 전공의 319명 가운데 27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200명 이상이 지금까지 업무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전공의 142명 가운데 113명이 복귀 명령 불이행 대상자로 확정됐으며 이들은 현재까지 업무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업친데 덮친격으로 전임의와 인턴들도 병원을 떠날 예정이다.

조선대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임의(팰로우) 14명 중 10여 명이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병원 측에 통보했다. 이들은 재임용을 포기하면서 다음 달부터 병원을 떠나게 됐다.

조선대병원은 수술 일정 축소, 경증환자 조기 퇴원·전원 등을 통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기능 유지에 집중하는 비상 진료 체계를 운영해왔다.

전문의와 전임의·간호사 등을 중심으로 전공의가 떠난 공백을 메웠다. 비상 진료 체계의 한 축인 전임의마저 대다수가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전남대병원도 오는 26일 전임의들에게 재계약을 확인한 결과 현재로선 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에 입사하기로한 인턴예정자 101명 가운데 86명(85%)이 임용을 포기했다. 다음 달부터 조선대병원에서 수련하기로 한 신임 인턴 36명도 모두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진료 일선에서 손을 보탤 신규 인턴 충원까지 불확실해지면서 의료대란 위기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광주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응급환자를 보고 있으며 의료 공백이 빚어지지 않도록 당직 근무와 진료, 수술 일정을 전면 재조정한 만큼 당장 큰 문제는 없을것으로 보이지만 3월 초까지 새로 의료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남아있는 의료진의 피로도 누적이 심각하고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