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괴롭힘’ 오지영과 계약 해지
조 트린지 감독, 8개월만 중도 하차
여자 배구 역대 최다 연패 ‘불명예’
남은 시즌 이경수 코치 감독대행

 

조 트린지 감독(사진 왼쪽).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성적 부진부터 선수관리까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령탑이 한 시즌도 완주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된 것과 더불어 후배 선수 괴롭힘으로 처분을 받은 리베로 오지영과도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AI페퍼스는 27일 조 트린지 감독과 결별하고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서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오지영과도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창단 3년 차를 맞은 AI페퍼스는 2024 시즌을 앞두고 통 큰 투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를 5경기 남겨놓은 상황에서 프로답지 못한 팀 운영과 관리로 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AI페퍼스는 올 시즌에 앞서 창단 최초로 내부 FA를 갖는 등 48억 여원을 투자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현재 국가대표팀 주장 박정아를 여자부 최고 연봉 7억7천500만원(3년 계약)에 영입하고, 현대건설의 연승을 이끈 야스민까지 데려오며 창단 후 첫 봄 배구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정아의 원소속팀 도로공사에 보상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AI페퍼스는 보호선수 명단에 주전 세터 이고은을 포함하지 않아 도로공사가 이고은을 지명하고 말았다. 이에 팬들의 비난이 커지자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권을 도로공사에 내주고 다시 이고은을 데려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벌어졌다.

감독 리스크도 지속 불거졌다. 팀 2대 감독으로 아헨 킴을 영입했으나 개인 사유로 부임 4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돌연 사퇴하며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조 트린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올 시즌을 이끌었지만 현재 3승28패 승점 10점으로 일찌감치 3시즌 연속 시즌 최하위를 확정 짓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23연패를 기록하며 역대 여자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트린지 감독의 선수관리와 팀 장악력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트린지 감독의 빈자리는 이경수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 동안 선수단을 지휘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마저 후배 선수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이 터지며 KOVO 상벌위는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KOVO는 연맹 회의실에서 오지영 선수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를 개최하고 징계를 확정했다.

연맹은 “상벌위원회에서는 오지영 선수와 피해자로 지목됐던 선수를 재출석 시킨 것은 비롯 AI페퍼스 관계자에게도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구단의 참고인들의 진술을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며 “오지영 선수가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맹에서 구단 내 선후배 간의 괴롭힘 혐의로 징계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베로 오지영이 팀에서 퇴출되고 정규 시즌 기간 트린지 감독과 작별하면서 AI페퍼스가 남은 경기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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