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명단 발표 이후 18일부터 태국전 ‘소집 훈련’
황 감독,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이강인과 호흡

 

지난해 9월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시작에 앞서 이강인과 황선홍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택받은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화해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는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3차 회의를 마친 뒤 3월에 예정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지휘할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전력강화위는 21일 1차 회의에서는 곧바로 정식 사령탑을 선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가 24일 2차 회의를 통해 임시 사령탑 선임으로 방향을 바꿨다. 결국 황선홍 감독을 1순위로 놓고 설득 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3차 회의에서 황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황 감독은 태국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3월 21일 홈)과 4차전(3월 26일 원정)을 지휘하게 됐다.

이제 ‘무거운 짐’을 떠안은 황 감독은 대표팀 구성을 놓고 또 한 번 고민스러운 작업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도중 ‘캡틴’ 손흥민과 멱살잡이까지 벌였던 이강인을 황 감독이 3월 A매치에 소집할지부터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강인은 손흥민과의 ‘물리적 충돌’ 이후 팬들의 강력한 질타를 받으면서 ‘막내형’에서 ‘버릇없는 막내’로 위상이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손훙민과 이강인은 지난 21일 화해의 장면을 연출했다.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용서를 빌었고, 손흥민은 후배의 사과를 받아주며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오랜 기간 합숙 과정을 거치며 선수단에서 충분히 도출될 수도 있는 마찰이 너무 크게 확대된 게 안타깝다는 것이 손흥민의 심정이었다.

둘 사이의 마찰은 봉합됐지만 여전히 팬들이 이강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한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3월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18일부터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황 감독의 심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강인을 선택해도, 배제해도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지휘하며 누구보다 ‘이강인 활용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지도자여서 더욱 선택 과정이 곤혹스러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 내에서 선수끼리 불미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임시 사령탑’에게 선수 선발의 고민을 떠안긴 대한축구협회의 태도는 아쉽기만 하다.

사정이야 어찌 됐든 이강인이 사건의 빌미가 됐었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인 만큼 대표팀의 명예를 실추한 것에 대한 징계 차원에서 이번 태국전에 소집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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