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횡재·비명횡사’로 공정성 의심
임종석 컷오프·고민정 사퇴로 폭발
광주시민단체까지 나서 비판 목소리
공천 배제·하위 20% 줄탈당 전망
“예전의 민주당 아냐…스스로 자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은평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4·10 총선 공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공천 갈등 양상이 폭발 수준이다.정치권에서는 ‘친명횡재 비명횡사’ 라는 용어로 민주당을 비꼬는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된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들의 탈당이 현실화 됐다.

◇비명계 현실화로 집단행동 감지

민주당 내에서는 공천에서 배제된 친문계를 중심으로 집단행동이 감지된다. 이른바 불공정 공천 논란이 민주당의 총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민주당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현역 의원 기동민·변재일·안민석·이장섭·홍영표 등 5명이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공천관리위원회는 변재일·안민석·이장섭·홍영표 의원 4명은 본선 경쟁력,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기동민 의원은 도덕성을 이유로 내세웠다.

대표적 친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컷오프되면서 잠복해있던 시한폭탄의 뇌관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더불어 비명계 인사들의 줄탈당이 현실화하는 형국이다. 박영순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이날은 설훈 의원까지 탈당 회견을 했다. 공천 국면에서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수진(동작을) 의원까지 포함해 4명째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지도부 안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친명’ 맞춤형 공천 의심 증폭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광주·전남도 시끌시끌하다. 현재 광주 선거구 8곳, 전남 선거구 3곳에 대해 경선(방식) 결과를 발표했으며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잇따른 반발을 사고 있다.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예비후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광주지역 1차 경선 발표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과는 동떨어진 컷오프 결과가 나오면서 탈락된 후보와 지역 유권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친명계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일부러 형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경선룰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고검장 출신 예비후보에게 유리한 가산점 반영 비율이 적용되면서 불공정 공천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나온다.

공관위가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의 최고위직인 고검장 출신 인사에게도 일반 정치 신인과 같은 20%의 가산점을 주기로 결정했다. 법률적으로 고검장이 ‘차관급’이라는 규정이 없고, 고검장은 정무직이 아닌 특정직이기에 차관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급 고위공무원에 속하는 광역단체 부단체장도 정치 신인가산점을 10%만 적용’받는 상황에서 차관급으로 대우 받는 고검장 출신에게 가산점 20% 적용은 특혜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각 지역따라 달리 하는 여론조사 방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3인경선으로 확정된 광주 서을의 경우 100% 국민참여경선으로 실시된다. 권리당원 확보와 조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는 양부남을 챙기기 위한 경선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남에서는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를 이개호 의원으로 단수공천 하자 경쟁 후보가 ‘분신’을 언급하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만·무능으로 시민 외면·무시

급기야 지역시민단체가 불공정 공천 논란 등으로 당내 잡음이 새어나오는 민주당을 향해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실망감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시민을 위한 정보 제공도, 시민 견해를 듣는 과정도 없었다. 친명·비명 논쟁과 줄서기 행태만 보여줄 뿐”이라며 “여론조사 과정에서 줄곧 상위에 있었던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배제되는 등 시민 선택을 외면·무시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어 “시민들은 민주당을 향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희망의 정치를 복원하는 일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의 경선은 이런 시대적 외침에 답하고 있는가”라며 “민주당은 기득권의 오만과 무능을 반복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정치적 실망과 혐오를 부추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공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비명계를 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도 ‘시스템 공천이라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며 “규칙이 불리하다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노정훈 기자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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