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자·가짜 지원사 18명 유죄
‘주범 격’ 수급자 등 2명 징역형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 내역을 허위로 꾸며 억대 국가·지자체 보조금을 빼돌린 장애인 부모(수급자) 등 18명이 각기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장애인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2·여)씨와 B(55·여)씨에게 각기 징역 4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 사실을 허위로 꾸며내 보조금 횡령에 가담한 수급자 부모와 가짜 활동지원사 등 16명에게도 각기 벌금 100~1천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4년부터 2022년 사이 장애인 기관 업무 담당자와 다른 수급자들과 서로 짜고 재가 장애인 서비스 제공·바우처 카드 결제 사실 등을 허위로 꾸며,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 명목으로 국가·지자체가 지급한 보조금 9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씨 역시 A씨에게서 부정 수급 수법을 알고선 허위 서비스 이용·결제 등의 범행을 주도, 보조금 1억 5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애인활동지원급여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혼자 일상 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국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장애인복지법상 등록된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장애인에게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신청하면 지원된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인 가정 등을 방문해 활동 보조,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활동지원 급여를 받는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국가와 지자체 각 수급자 몫으로 지급한 보조금을 바우처 카드로 관리하는데, 수급자는 바우처 카드로 활동 지원 기관과 지원서비스 제공 시간에 따라 결제할 수 있다.

A씨 등은 수급 대상자인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의 ‘바우처 카드’를 각각 단말기에 찍고, 서비스 제공 시간을 입력하는 시스템을 악용했다.

또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교육 이수만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점, 기관은 활동지원 급여 중 25%의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수급자와 장애인활동지원사의 등록·관리가 허술한 점, 지자체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점 등을 노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장애인 본인이거나 장애인의 부모로서 활동지원 급여 수급자였으며, A씨와 B씨를 중심으로 미리 서로 활동지원 급여를 가로채기로 공모했다.

재판장은 “A씨는 대부분의 범행들을 장기간 실질적으로 계획·주도, A씨와 공범(수급자)들이 받아 챙긴 보조금 액수가 무려 9억여 원에 이른다. B씨 역시 A씨가 주도한 횡령 범행 가담 이후 자신이 직접 계획하기도 했고 범행 횟수와 기간, 피해액 규모 등에 비춰 사안이 중하다”고 밝혔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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