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남진 작가, 13일까지 강진아트홀 서
13번째 개인전 ‘Still Life 연서戀書…’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작업세계 총망라

 

임남진 作 ‘장막도(2014)’

주변의 삶을 관찰하며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화폭에 담아온 임남진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그간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 자리가 마련됐다.

임남진 작가는 강진아트홀에서 오는 14일까지 ‘Still Life 연서戀書_임남진의 위로, 슬픔을 조각내기’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열세 번째 개인전인 동시에 1997년부터 지금까지 27년간 작업해온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초기 불화 형식의 작품 등 시대별 주요작과 더불어 최근 몰입하고 있는 ‘Still Life’ 시리즈의 주요 작품들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출품된 작품들은 199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 현재까지 예술가 한 사람의 의해 제작된 것이지만, 그간 변화해 온 한국미술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청년기 임남진 작가의 작품세계를 줄곧 상징해 온 것은 불화 감로탱화 형식의 풍속도였다.

임남진 作 ‘상사_파랑새(2009)’

광주에서 나고자란 작가는 80년 민주화운동을 몸소 겪으면서 민중미술과 현실참여미술운동 등에 참여, 시대의 굵직한 서사들을 화폭에 녹여냈다.

이후 1993년 불화를 처음 접하면서 작가의 작업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현실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큰 줄기로 2000년 작 ‘떠도는 넋을 위하여’, 2014년 작 ‘장막도’ 등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 사건 등으로 인한 억울한 넋들과 희생당한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상실의 고통을 위로하고자 했다.

2007년 첫 개인전에서 발표됐던 ‘황연’, ‘풍속도’, ‘Bella Luna’ 등은 시대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내면, 아귀로 대변되는 자화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 안에 시대와 자아를 투영했다.

작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전시는 2018년 ‘스틸 라이프_블루(Still Life_BLUE)’이다.

임남진 作 ‘still life_적요(2022)’

이 전시는 2014년 광주시립미술관 북경레지던시 이후 줄곧 이어졌던 작품에 대한 고민들이 반영된 자리로, 추상화로 변화하는 징후를 엿볼 수 있다.

임 작가는 불화를 통해 시대의 자화상과 시대의 서사를 강하게 이야기 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으로 천착하면서 깊고 넓어진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근원적 서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달빛이 은은하게 번지고 있는 하늘, 하늘을 분할하고 있는 지붕이나 벽채, 기둥과 같은 건축적 요소, 종이를 접은 쪽지의 형상 등 추상적으로 변화했으며 단순한 색면의 조화를 이룬다.

이 시기 작업된 스틸 라이프 시리즈는 삶의 근원적 서사로 시선이 깊고 넓게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임남진 作 ‘still life_연서(2023)’

박현화 무안오승우미술관장은 “임남진 작가의 불화세계와 추상적인 색조 사이를 잇는 다리는 세상 모든 상실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위로”라며 “슬픔을 조각내는 임남진 작가의 위로가 시대를 넘어 타인을 위로하고 고통을 견디게 만들며 생멸을 반복하는 우주가 그리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이 유지될 수 있는 항상성(homeostasis)의 비밀을 제시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남진 작가는 “감로탱화를 시작으로 스틸 라이프 시리즈 ‘연서’, ‘적요’, ‘든 자리 난 자리’등을 발표하며, 잡다한 욕망이 낳은 괴로움들과 삶의 근원을 되묻는 심미審美적인 것들 사이의 간극間隙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나의 흔적들이 포착된 사물의 현상과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푸른 힘’으로 비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임남진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사업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 지원’(이강하미술관)에 선정된 바 있다.

임남진 作 ‘떠도는 어린 넋들을 위하여(1998)’

그는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사업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 지원’(이강하미술관)에 선정된 바 있으며, 헤럴드 아트데이(수원) 기획초대전(2022년), 담양해동문화예술촌 기획전 ‘인간의 조건’, 샌안토니오 아트스페이스 ‘Our Step, Our Hope’, 광주시립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전 ‘두 번째 봄’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200여 회 참여했다. 또한 제19회 광주미술상, 2012 하정웅미술상, 2001년 신세계미술제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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