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옥 전남도립국악단 수석 단원
피렌체 아트 엑스포 연주자 초청
‘현의 선율’로 K-음악 진수 선봬
“가야금 기반 융복합콘텐츠 개발 집중”

 

정선옥 전남도립국악단 수석 단원

지난 2월 르네상스의 발원지이자 ‘문화예술의 도시’로 불리는 이탈리아 피렌체가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가야금 현의 울림으로 가득 찼다.

정선옥(52) 전남도립국악단 수석 단원이 지난 2월 2일 ‘2024 피렌체 아트 엑스포’ 개막 무대를 위한 독주회 연주자로 초청받아 가야금산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인들 앞에 선보였다.

‘피렌체 아트 엑스포’는 이탈리아 피렌체시가 후원하고 피렌체 트릴로 국제음악학교와 예술대학이 주관하는 행사로, 현지 민간 예술 축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날 무대에서 정 씨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화려함, 저음의 남성적 중후함이 어우러진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연주를 통해 전 세계 예술인에게 가야금 선율의 아름다움과 한국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또한 그가 대표를 맡은 빛고을무등가야금연주단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무대에 올라 K-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정선옥 씨는 “해외에서 연주 무대를 가질 때마다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예술에 보내는 관심과 애정에 매번 놀란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전통문화와 가야금 소리 우수성을 지속해서 알려 한국적인 풍류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씨에게 있어 이번 무대는 더욱 남달랐다. 그동안 ‘피렌체 아트 엑스포’의 개막과 피날레 무대는 피렌체의 명소 중 하나인 베키오 궁전에서 진행됐으나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공연장으로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베키오 궁전에서의 연주는 매번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음향 장치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데도 현의 작은 울림까지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물론, 우리 소리를 향한 관객들의 무한한 사랑을 박수와 환호로 느낄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른 장소”라며 “이번 독주회가 베키오 궁전에서 열리는 무대에 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전남도립국악단 단원의 역할 이외에도 빛고을무등가야금연주단 대표와 한국전통문화연구회 영암지부 예술감독으로 활동, 가야금산조와 전통예술의 명맥을 이어 나가기 위해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의 올해 목표는 가야금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콘텐츠 개발이다.

정선옥 대표는 “그동안 환경오염 문제나 김덕령 장군, 마한 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을 소리와 가야금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만류했지만, 가야금을 기반으로 한 창극과 콘텐츠 등을 잇달아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면서 “올해는 의병 양달사와 왕인 박사를 소재로 한 의향·문향의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가야금산조의 본향인 ‘영암’을 가야금의 성지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가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연구회 영암지부의 활동 확대를 통해 영암 전 군민이 산조를 노래하고 가야금을 연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전통문화연구회 영암지부는 미래세대인 초·중등생을 비롯해 평균 연령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함께 가야금 현의 선율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을 선사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영암 군민 모두가 소중한 문화자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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