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광주여대 스포츠학과 교수 임용
‘후학양성’ 인생 2막…“좋은 스승될 것”
홍보대사·올림픽 해설위원 활약 예정
“양궁 대중화 발전에 기여” 다짐

 

광주여대 스포츠학과 교수로 임용된 기보배.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가 광주여자대학교 스포츠학과 교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5일 광주여대에서 만난 기보배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학생들에게 지식을 잘 전달하는 스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1997년 10살의 나이로 처음 활을 잡았던 기보배는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양궁 금메달리스트 최초로 교단에 올랐다. 광주여대 스포츠학과 교수로 임용된 그는 스포츠심리학과 체육사, 양궁 전공 실기·교양 과목을 맡아 가르치게 됐다.

기보배는 “교단에 설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첫 수업을 시작하고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며 “학생들이 엘리트 선수들이다 보니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반가워했고, 좋은 분위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궁은 눈을 감고서도 가르칠 수 있지만 학문적인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준비한 만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며 “교수로서 후학 양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기보배는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 특유의 지도력으로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선수 시절 슬럼프나 어려움이 있었을 때 스승인 김성은 감독이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셨다”며 “학교에서도 지원을 많이 받아 성장할 수 있었다. 광주여대가 인생의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2010년 광주시청팀에 입단해 같은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중국 선전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3관왕(개인·단체·혼성전), 2012년 런던올림픽 2관왕(개인·단체), 2013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2관왕(단체·혼성),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관왕(개인·혼성)·세계양궁선수권 혼성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 단체전 금·개인전 동메달 등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 여자 양궁 여제’로 등극했다.

기보배는 앞선 은퇴식에서 “다시는 양궁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며 “또다시 양궁을 한다면 이런 성과나 업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이도 있고 기량도 떨어졌다고 생각해 2022년에 미리 은퇴를 생각했었다”며 “당시 김성은 감독이 1년만 더 해보자고 했고, 결국 태극마크를 달고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미련 없이 활을 놓을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기보배는 오는 2025년 광주에서 열릴 ‘세계 양궁 선수권대회’ 홍보대사와 파리올림픽 해설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 양궁,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양궁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정상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기보배는 꾸준한 활약으로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기보배는 “많은 분들께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언제까지 정상에 있을지 모른다. 인성과 겸손함이 필수 덕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여대에서 대학원 진학을 추천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후배들도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받은 성원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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