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명 전 조선대 총장./연합뉴스

1970년대 말부터 마르크스주의 내부의 다양한 주장을 비교하고 국내에 소개한 김홍명(金弘明) 전 조선대 총장이 6일 오전 11시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9세.

광주에서 태어난 김 전 총장은 광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78년 럿거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루소와 마르크스·엥겔스의 정치철학을 연구했다.

미국에서 하버드대 연구교수를 지내다 귀국,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투옥되기도 했다.

1981년부터 서강대 교수로 임용돼 교편을 잡았으며 1989년에는 조선대 민주화위원회의 추대를 받아 조선대로 이직했다.

김 전 총장은 이돈명(1922∼2011) 변호사와 함께 조선대 학내 민주화 운동을 펼쳤으며 1999년 2월 조선대 총장서리로 임명돼 학교 발전을 이끌었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인 1970∼1980년대에 마르크스주의 내부의 다양한 차이에 주목하고 국내에 소개한 정치학자였다. 1977년 한국정치학회의 ‘한미정치학회보’에 ‘루소와 마르크스에 있어서의 객체화의 문제’(영문)를, 1979년에는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인식하고 전환을 모색한 프랑스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1918∼1990)에 주목해 ‘루이 알뛰세르의 이론적 개념의 논의’(영문)를 각각 실었다.

1982년 라이트 밀즈(1916∼1962)의 저서를 번역해 ‘마르크스주의자들’을 펴냈다.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들간의 차이에 주목한 책이었다. 그밖에 ‘국가이론과 분단한국’(1985, 최창집·손영원 공저), ‘통일전선과 민주혁명’(1988, 고 박현채씨와 공저), ‘자본제 시대의 사상’(1993), ‘사회주의의 제문제’(1993), ‘분단의 우상’(1993), ‘정치사상사’(2008)를 펴냈다.

유족은 부인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사이에 2남으로 김기민·김재정(홍익대 화공과 교수)씨가 있다. 장하성 전 대통령 정책실장은 고인의 처남이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9일 오전 6시50분. 김 전 총장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아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02-2258-5940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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