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유교 사상적 영향·소통 다뤄
종교적 역할 ‘대립·갈등 해소’ 강조
대화시리즈 기획으로 의기투합 이어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전법회관에서 열린 신간 ‘유교와 불교의 대화’ 출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사진 왼쪽)과 김도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소장./뉴시스

불교와 유교의 사상 소통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와 백련불교문화재단의 성철사상연구원은 불교와 유교의 사상적 영향과 소통을 다룬 책 ‘유교와 불교의 대화’(강경각)를 출간했다.

도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는 불교와 유교의 사상적 영향과 소통을 다룬다.

유교와 불교는 동아시아 사상의 주요 두 축을 이룬다. 유교가 중국 고대의 공자에 의해 시작되고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진 이후로, 두 사상 모두 동아시아의 독특한 사상체계 형성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에 유교문화연구소와 성철사상연구원은 동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두 사상간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상호작용을 깊이 이해하고자 이번 책을 출간했다.

신간은 유교와 불교의 교류 양상을 ‘격의’와 ‘융합’을 화두로 삼아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도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 표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 양상 개괄, 불교 중국화 초기부터 당대(唐代)에 이르는 불성 개념을 통한 유불융합에 대한 탐구, 송·명대에 심화된 유불융합에 주목하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이 책은 지난 2021년 유교문화연구소와 성철사상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학술세미나 ‘불교사상과 유교사상의 소통과 조화’의 성과물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다만 세미나를 통해 발표된 논문들은 특정 인물이나 이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송-명 유학에 집중돼 있어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두 기관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유교와 불교의 대화 편집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중국 역사를 통해 본 유학과 불교의 대화’를 총론으로 추가하고, 변희욱의 ‘송대의 간화와 격물’을 통해 송대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보강했다.

여기에 진영혁의 ‘중국 전근대 유불 관계: 만명 불교의 양지심학론’과 유용빈의 ‘지욱 논어점정의 이불해유에 대한 고찰’을 추가, 명말청초의 대화 양상을 보완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크게 다섯 개 섹션으로 나뉜다.

첫 섹션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 양상을 개괄하는 총론으로, ‘중국 역사를 통해 본 유교와 불교의 대화’가 서두를 장식한다.

두 번째 섹션은 불교의 중국화 초기부터 당대에 이르는 불성 개념을 통한 유불융합에 대한 탐구다.

세 번째 섹션은 송ㆍ명대에 심화된 유불융합에 주목한다.

이원석의 ‘유자휘에게 끼친 대혜종고의 영향’, 이해임의 ‘장구성은 대혜종고에게 무엇을 배웠는가?’, 변희욱의 ‘송대의 간화와 격물’, 정상봉의 ‘주희가 본 육구연의 심학과 선’, 김진무의 ‘조사선과 육왕 심학의 교섭관계’ 등을 이야기 한다.

네 번째 섹션은 명말청초 불교계에서 계속된 유교와 불교의 대화에 집중한다.

다섯 번째 섹션은 청말민초의 새로운 유학에서 시도된 유불융합에 대한 탐구다. 김제란의 ‘현대신유학에 나타난 유학·불교 융합의 방식들: 웅십력, 당군의, 모종삼 3인의 철학을 중심으로’를 소개한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불교와 유교라는 두 전통은 2000년에 걸친 세월 동안 치열한 갈등과 대립 속에 있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서로의 사상적 접점을 찾고 인간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왔다”면서 “종교의 역할은 이와 같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세상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장은 대화를 통한 유교와 불교의 융합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두 사상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사상적 흐름인 유교와 불교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 또 다른 용광로를 형성해 현재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새 방안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신간은 ‘불교와 유교의 대화’ 시리즈 1이다. 성철사상연구원과 유교문화연구소는 이후에도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두 사상 간 대화 시리즈를 기획해 나갈 계획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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