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 200차례 처방…3천정 복용

 

/뉴시스

30대 여성 약물중독환자가 수면 장애를 핑계로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향정신성 의약품을 상습 복용하다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사기와 국민건강보험법·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30·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보호 관찰과 약물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등을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광주 소재 병·의원 등지에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복수의 도용한 주민등록번호로 200여차례에 걸쳐 향정신성 의약품을 다량 처방받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타인 명의를 바꿔가며 받은 처방·진료를 받으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 급여를 각 병원·약국에 과다 지급하게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극심한 수면 장애를 겪으면서 수면제가 필요할 때마다 명의 도용 진료·처방을 통해 구한 졸피뎀을 한 번에 무더기 복용했다. 지난 2020년부터 3년여 동안 투약한 향정신성 의약품만 3천정이 넘는다.

다른 사람 명의로 진료를 받고 내시경 검사용 프로포폴 주사 투약도 4차례 받기도 했다.

앞서 A씨는 과거에도 향정신성 의약품 다량 투약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로 선처 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A씨가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명의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과다 처방 받아 투약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 A씨의 약품 중독·의존성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고 이미 비슷한 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 전력도 있다”며 “심각한 수면 장애로 인해 범행을 했고 6개월가량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치료를 받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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