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14일 신춘음악회
창단 30주년 맞아 실내 관현악 정수 선사
뱃노래·마림바 ·판페라 ‘쑥대머리’ 등
다양한 장르 무대…미래 30년 도약 다짐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서양음악사에서 클래식의 묘미를 선사하는 ‘오케스트라’가 있다면, 한국 전통음악계에는 국악의 앙상블을 즐길 수 있는 ‘국악관현악단’ 이 있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민족음악을 창출하고 있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생동하는 봄기운처럼 새롭고 힘찬 새로운 30년을 향해 도약하기 위한 무대를 펼친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2024년 첫 무대로 ‘새로운 30년, 그 서막(序幕)을 열다’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창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다양한 국악 예술인이 무대에 올라 실내 국악 관현악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을 들려준다.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으며 허영훈 씨가 사회를 맡는다.

첫 무대는 박범훈 작곡가의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로 포문을 연다.

이 곡은 경기민요 ‘뱃노래’ 가락을 주선율로 아시아 전통 음악의 세계를 향해 출범하는 큰 배의 모습을 극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나발과 나각, 태평소, 북, 징 등의 악기들이 돛을 올리고 위풍당당하게 망망대해를 헤쳐나가는 배의 모습을 표현한다.
 

(사진 왼쪽부터)아쟁 연주자 김슬지·마림바 연주자 김지향·거문고 연주자 강태훈·소리꾼 김산옥 명인

두 번째 무대는 이고운 작곡가의 ‘신맞이굿’이다.

아쟁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신맞이굿’은 대아쟁과 소아쟁을 번갈아 가며 연주한다. 특히 한국 무속 장단을 다양하게 활용해 무속적인 색채를 강하게 살리는 한편, 무녀의 상징인 패시지를 바탕으로 한다. 아쟁 연주자 김슬지가 협연자로 나서 굿의 경건함과 익살그러움, 흥겨움과 신명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홍정의 작곡가의 마림바 협주곡 ‘바람의 노래’다.

‘바람의 노래’는 지난해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하트 오브 스톰’ 공연에서도 선보였던 몽골 전통악기인 마두금과 양금을 위한 협주곡으로, 몽골 전통 민요의 선율을 중심으로 창작된 곡이다.

이번 무대에선 마림바 협주곡으로 개작된 버전을 연주한다.

나무로 만들어져 자연적인 음색을 지닌 마림바와 함께 몽골 대평원의 광활함과 카덴차 부분에서 화려하고 자유스러운 무반주의 마림바 연주는 마치 몽골 평원을 내달리는 준마의 기상을 보는 듯하다.

마림바 연주자로는 지난해 기획 연주회에서 환상적인 연주로 관객의 찬사를 받은 김지향이 무대에 오른다.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네 번째 무대로는 최지운 작곡가의 거문고 협주곡 ‘섬화(閃火)’를 무대에 올린다.

‘섬화’는 한국적인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계면조의 선율, 경기도당굿의 도살풀이, 도살풀이몰이, 터벌림, 터벌림몰이, 당악, 올림채몰이, 발뻐드래 장단과 함께 강렬한 거문고의 선율이 얹어진다. 이 곡은 2023년 한극음악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거문고 연주자 강태훈이 협연한다.

다섯 번째 무대는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작곡의 ‘쑥대머리’이다.

‘쑥대머리’는 판소리 춘향가 중 옥중 춘향이 돌아오지 않는 임을 그리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대목으로, 국창 임방울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박승희 지휘자는 판소리와 오페라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 ‘판페라’ 개척을 통해 우리 소리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곡 역시 웅장한 국악관현악과 남성합창단, 한국 전통 소리 등이 더해지면서 동·서양의 하모니와 격정을 담아낸다.

판페라로 재탄생한 ‘쑥대머리’는 합창과 클래식, 전통 소리의 하모니로 꾸며진다. 이를 위해 조선판스타 우승자 김산옥 명인과 광주시립합창단원과 광주시립교향악단이 함께 협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 전래 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주제로 한 황호준 작곡가의 국악관현악 ‘바르도(Bardo)’이다.

곡의 제목인 ‘바르도’는 티베트에서 사람이 죽은 후 다시 환생하기까지 49일 동안 중간 상태에 머물며 이승의 업을 모두 털어내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곡은 살아오는 내내 수많은 안타까운 죽음의 목도와 짊어진 이승에서의 업장을 모두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악관현악으로 풀어낸다.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는 “새로운 3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어딘가로 나아가거나 기개를 펼치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이번 신춘음악회를 시작으로 올 한 해 동안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기획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 ‘새로운 30년, 그 서막(序幕)을 열다’는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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