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닮은 생김새…혹시 잠자리가지나방과 ‘이란성 쌍둥이’?

애벌레, 노란 바탕에 검은 직사각무늬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와 구분 힘들어
배 끝부분 다른 무늬…정말 미세한 차이

유충 45㎜…번데기 후 15일 지나 우화
어른벌레, 주황색 바탕 날개 활짝 펼치면
산수유 활짝 핀 ‘상큼한 봄’ 연상되기도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4년 7월 12일, 오도재)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4년 7월 12일, 오도재)

먹이식물도, 유충시기도, 생김새도 거의 비슷한 애벌레가 있다. 무늬를 잘 살펴봐야 어떤 녀석인지 알 수 있다.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이야기다. 노박덩굴과의 노박덩굴을 먹고 사는데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와 너무 흡사하다. 노박덩굴은 전국의 어디에서나 흔하게 보이는 나무다. 둥근열매는 익으면 껍질이 3갈래로 갈라지면서 황적색 속살이 드러나는데 아주 볼만하다.

2014년 6월 14일, 칠암자길로 숲기행을 나섰다.

음정마을에서 영원사를 지나 상무주암까지 산행길이다. 지리산의 속살을 보여주는 칠암자길은 도솔암,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을 지나 실상사에 이르는 길인데 너무 멀어 상무주암에서 내려오는 길을 택한 것이다. 수많은 나무, 꽃들과 눈맞춤하며 숲해설가들과 함께 지리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길라잡이로 맨 앞에서 이끌어 가면서도 눈은 항상 애벌레를 찾고 있다.

노박덩굴잎에 멋진 애벌레가 보인다. 노란 바탕에 검은색 직사각형 무늬가 연속해 있고 배 끝부분의 검은 무늬는 작다. 노랑바탕에 검은 점들이 있는 것같이 보이기도 한다. 항문다리에도 검은 무늬가 있어 인상적이다.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다.

2021년 5월 18일, 곡성의 통명산에서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를 다시 만났다.

색상이 특이해 눈에 확 들어온다. 녀석은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와 먹이식물이 같고 유충도 비슷해 무늬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는 연노란색 바탕에 검은 사각형 무늬가 있는데 배 끝부분의 무늬가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와 다르다.

두 녀석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는 2023년 5월 8일 아산의 망경산에서 만났었는데 필자도 두 녀석을 쉽게 구분하지 못했었다.

계속 녀석들의 모습을 눈에 익히고 있어야지 조금이라도 소흘히 하면 낯설게 보인다. 그래서 항상 도감을 곁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눈에 담는다.

유충의 크기는 45㎜ 정도인데 다 자란 애벌레는 잎을 붙이고 번데기가 되며 15일이면 우화한다.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은 어떻게 생겼을까?

2014년 7월 12일, 함양 오도재에서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을 만났다. 앞날개는 주황색 바탕이며 뒷날개 2/3 정도는 폭넓게 황백색을 띄고 흑갈색 원무늬가 흩어져 있다. 노랑 날개에 무늬가 있어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이라 이름 붙인 것 같다. 덕분에 이름을 기억하기는 좋다. 애벌레는 잠자리가지나방과 헷갈리지만 어른벌레는 확연히 다르다. 2018년 8월 14일, 함양 음정마을에서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을 다시 만났다. 칠암자길이 아닌 벽소령 오르는 길에서다. 언제 봐도 반가운 녀석이다.

이곳 천안에도 봄은 오는 것 같다.

아파트 한켠에 심어져 있는 매화나무에도 한두송이씩 꽃이 피기 시작한다. 머잖아 새잎이 돋으면 애벌레들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올해는 어떤 녀석들이 가장 먼저 나올지 무척 궁금하다.

새로운 종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매년 보는 녀석들이라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

도감에서만 보고 실제 자연에서 만나지 못한 녀석들을 올해는 꼭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애타게 봄을 불러본다.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2021년 5월 18일, 통명산)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2021년 5월 18일, 통명산)
노박덩굴
노박덩굴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2014년 6월 14일, 칠암자길)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애벌레(2014년 6월 14일, 칠암자길)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2023년 5월 8일, 망경산)
잠자리가지나방 애벌레(2023년 5월 8일, 망경산)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8년 8월 14일, 음정마을)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8년 8월 14일, 음정마을)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4년 7월 12일, 오도재)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2014년 7월 12일, 오도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