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동료·팬들에 사과…최근 소속팀 PSG서 경기력 반영한 듯

 

지난해 10월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후반 이강인이 교체되며 황선홍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 내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위한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황선홍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에서 A대표팀 선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즈베즈다), 백승호(버밍엄 시티) 등 유럽파 선수를 비롯해 주민규(울산HD), 정호연(광주FC), 엄원상(울산HD), 권경원(수원FC) 등 K리거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18일 국내에 소집한 뒤 21, 26일에 태국과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치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 ‘하극상’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크게 비판받은 이강인은 최종적으로 별도 공백 없이 국가대표를 달게 됐다.

자숙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터라 임시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쥔 황 감독의 고심도 깊었다.

황 감독은 최근 한국 축구를 휩쓸었던 ‘탁구 게이트’ 이후에도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인 데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 탈락이 확정된 경기인 요르단과 4강전 전날 불거진 대표팀 내분의 중심에 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에서 ‘문제아’로 전락했다.

광고가 끊기는 등 경제적인 타격도 꽤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강인은 그라운드에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아시안컵 직후 킥오프한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0 승)에는 질병으로 뛰지 못했으나 리그 경기에는 개근했다.

특히 이달 들어 컨디션을 회복한 듯 장기인 날카로운 왼발 킥을 선보였다.

지난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16강 2차전(2-1 승)에는 후반 11분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도 도왔다. 이는 탁구 게이트 이후 이강인이 처음으로 올린 공격포인트였다.

명단 발표 직전인 지난 10일 오후 킥오프한 스타드 랭스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5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기도 했다.

오른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이강인은 전반 왼발 크로스를 문전에 붙여 곤살루 하무스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혼전 상황을 연출했고, 후반에는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서도 제 몫을 해내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런던까지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한 이강인으로서는 논란 이후 곧장 ‘축구’로 만회할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특히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 1차전을 통해 우리나라 팬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할 기회를 받았다.

이강인은 이 사건이 세상이 알려지고서 일주일 만에 손흥민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동시에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손흥민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동료들, 축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도 SNS를 통해 “강인이를 용서해달라”고 화답하면서 표면적으로는 탁구 게이트로 표현되는 대표팀 내 갈등이 봉합된 상태다.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당사자들이 모두 받아들인 상황에서 이강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고, 선발권을 쥔 황 감독이 재량을 발휘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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