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동 수하갤러리, 10년만에 재개관
“문화향유 충족하는 복합문화공간 거듭”
4월 3일까지 기획전 ‘한국화 27 작가’展
‘작가와의 대화’ 등 연계 프로그램도 예고

 

장하경 수하갤러리 대표
장하경 수하갤러리 대표

“지역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싶어요.”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장하경 전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갤러리 대표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장 전 교수는 최근 재개관한 동명동 수하갤러리 대표를 맡아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장하경 수하갤러리 대표는 “미술 작품은 물론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시민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갤러리를 만들고 싶다”며 “그동안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듯 이젠 지역 화단을 이어나갈 인재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중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10년 만에 재개관한 수하갤러리(동구 동명로 26번길 15-11번지)는 광주 동구 동명동 주택 인근에 자리한 전시 공간이다.

이 곳은 지난 2013년 장 대표의 남편이자 지역 한국화가를 대표하는 김대원 전 조선대 미술대학 명예교수의 퇴직 시기에 맞춰 전시 공간을 오픈했었다.

개관 당시 수하갤러리는 한국화단 중심의 창작활동을 목적으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교육 등을 펼치면서 지역내 예술공간으로 각광 받았었다.

그러나 교수 부부의 개인사정으로 2년 여간의 짧은 운영 기간을 뒤로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장하경 대표는 “퇴직 이후 김대원 작가가 갤러리 대표로서 관리했지만, 작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이 강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저 역시 교수직을 맡고 있어 겸직이 허용되지 않아 아쉽지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그러던 중 지난해 장 대표 역시 대학 교수직을 퇴직하면서 ‘버킷리스트 1순위’였던 수하갤러리를 다시 문 열게 됐다.

장하경 대표는 퇴임 직후 지난 1년간 갤러리 재개관을 위해 남편과 지인 찬스까지 동원해 지역 작가들을 찾아다니며 관계 형성에 매진했다.

그 결과 재개관을 기념하기 위한 첫 전시로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전이 마련됐다.

전시 ‘한국화 27작가’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한국화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남편인 김대원 전 교수가 한국화 작가인 만큼 그에게 있어 여타 장르보다 한국화가 친숙하기에 첫 전시로 선정됐다.

장 대표는 지난 1년간 발품을 팔아 만난 작가들과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참여작가를 섭외했다.

이에 홍성국·허진·한민정·조선아·조문현·정해영·정명숙·장용림·이창훈·이구용·윤세영· 위진수·오창록·양홍길·송대성·손형권·백현호·박환숙·박홍수·류현자·김종경·김재민·김연수·김명석·김대원·고미아·강일호 등 총 27명이 전시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선 다채로운 장르의 한국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재개관 기념전인 만큼 전시 공간이 갖는 의미도 크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도록이다.

작품 중심의 기존의 도록과 달리 ‘한국화 27 작가’전 도록은 참여 작가들의 얼굴과 작품에 대한 설명이 담긴 작가노트가 주를 이룬다.

장하경 대표는 “예술 분야에 관계된 사람들을 제외하곤 실질적으로 작품 스타일로 작가를 기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품은 전시 공간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작품을 만든 작가를 직접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에 미술 작품과 더불어 작가들을 시민에게 소개해 관심도를 높이는 한편, 진정 광주가 미술을 사랑하는 예술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도록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번이라도 작가의 얼굴과 작업 배경에 대해 알게된다면 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시도”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운영 철학은 지역 작가들을 위주로 한 전시 기획과 연계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전시 공간에서 작가와 시민이 직접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풀뿌리 예술 교육 등을 구상중이다. 빠르면 오는 4월부터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수하갤러리 재개관기념전 초대전 시리즈 Ⅰ ‘한국화 27 작가’ 전경

이번 전시 이후에도 기획 초대전은 계속된다. 첫 전시가 한국화를 다뤘다면 두 번째 전시는 서양화를 주제로 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서양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시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한국화·서양화, 원로 작가와 중견, 신진 작가 등 장르별 세대별로 기획전을 마련해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장하경 대표는 “광주가 문화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작가들이 활동하고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앞으로 수하갤러리는 시민에게 지역 작가를 홍보하고, 지역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고자 한다. 더 나아가 문화향유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지역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하갤러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목요일은 휴관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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