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27일
‘허문 초대전과 운림산방 5대전’개막
1대 소치 허련부터 5대 허진·허재까지
세대별 작품 통해 한국 산수화 총망라

 

소치 허련 作 ‘추경산수도’

진도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거목인 소치 허련(小痴 許鍊, 1808∼1893) 선생과 직계 5대의 화맥이 이어지고 있는 남종화의 성지이자 산실이다.

‘안개가 구름숲을 이루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운림산방은 1대 소치 허련 선생이 그림을 그렸던 화실 이름, 즉 당호에서 따온 것으로, 지금은 허씨 일가가 일군 장구한 화맥을 상징한다.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서막을 연 소치 허련을 시작으로 2대 미산 허형, 3대 남농 허건·임인 허림, 4대 임전 허문 그리고 5대 허진와 허재 등 조선 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러한 ‘운림산방’의 5대에 걸친 200년 화업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예고돼 눈길을 끈다.
 

2대 미산 허형 作 ‘운중석양’

서울 인사동에 자리한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는 오는 27일부터 4월 8일까지 ‘林田 허문 초대전과 운림산방 5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 화가를 기점으로 5대손까지 200여 년간 화업을 이어온 허씨 일가의 역사와 예술의 혼을 느껴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세계 미술사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운림산방 5대 일가 7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초의 자리이기도 하다.
 

3대 남농 허건 作 ‘금강산보덕굴’

전시는 1층과 2층으로 나눠 각각 진행된다.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 그랜드관에서는 허씨 일가의 직계 4대손 임전(林田) 허문 선생의 초대전을 선보인다.
 

3대 임인 허림 作 ‘닭파는 노인’

임전 허문 선생은 조선 후기 남종화의 거장(巨匠) 소치(小痴) 허련(1808~1893) 선생의 일가 직계로, 구름과 안개의 움직임을 주로 그리면서 일명 ‘안개작가’로도 불린다.

그는 운림산방의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자신만의 조형적인 해석을 더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기법을 초월하는 독자적인 선염기법의 ‘운문산수화’를 창안했다.

초대전으로 꾸며진 1층 전시장에선 초현실적인 산수풍경을 선보이는 ‘운문산수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4대 임전 허문 作 ‘산운’

2층 전시장에선 운림산방 5대에 걸친 작품을 세대별로 만나볼 수 있다. 출품작은 세대별로 5~8점씩 총 40여 점으로 구성됐다.

한국 남화의 전통을 세운 1대 소치 허련을 비롯해, 남종 문인화의 품격을 세운 2대 미산 허형, 서정적인 실경으로 신남화를 제창한 3대 남농 허건, 타고난 미적 감각의 요절한 천재화가 3대 임인 허림, 독창적 선연법의 운무산수 4대 임전 허문, 역사인식과 인간의 내면적인 욕망을 형상화 한 5대 허진, 실경의 틀을 깬 5대 허재 등 운림산방 5대 작가 7명의 독창적인 작품을 전시한다.

무엇보다 남종산수화의 변화과정과 한국 근대미술사의 흐름을 두루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5대 허진 作 ‘유전15’

박복신 인사아트프라자 회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남종화의 대를 잇는 운림산방 5대의 작품을 통해 한국 수묵화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유화와 채색 한국화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는 미술계 흐름 속에서 수묵화에 뜻을 두고 있는 후학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돌파구를 열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5대 허재 作 ‘202304’

한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1~4층은 갤러리, 5층은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갤러리, B2층은 인사동 유일한 대극장으로 구성됐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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