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연희놀이연구소, 23일 첫 정기공연
‘소리는 춤을 내고 춤은 신명을 부른다’
강령탈춤·황해도 대표 잡가 등 선봬

 

전통연희놀이연구소의 ‘개똥이와 무등산 호랑이’

황해도 민중들의 삶과 음악적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사단법인 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오는 23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소리는 춤을 내고 춤은 신명을 부른다’를 개최한다.

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잊혀져가는 전통문화 중 하나인 탈춤을 소재로, 전통연희의 올바른 맥을 이어가고 전승시키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전통연희놀이연구소의 첫 정기공연으로 마련된 이날 무대에서는 인기 창작품 ‘무등산호랑이’ 시리즈의 배경이 된 황해도의 소리와 강령탈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령탈춤은 황해도 강령(康翎)지방에서 유래된 마당놀이로, 탈꾼이 탈(가면)을 쓰고 춤을 추면서 노래와 극적인 대사를 하는 종합예술극이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연희자들에게 의해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됐다.

강령탈춤은 민족의 혼과 정신을 바탕으로 소리와 재담, 춤으로 자신의 기량과 묘기를 뽐내는 것은 물론 자신과 가족, 마을의 안녕과 번영, 평화와 무탈을 기원하는 등 선조의 염원이 담긴 춤이다. 제1과장부터 8과장으로 구성됐다.

전통연희놀이연구소의 강령탈춤 연습 모습.

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이날 황해도 지역의 대표 소리와 더불어 강령탈춤의 하이라이트, 창작품들로 관객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황해도 지역의 대표 잡가 ‘산염불’로 시작을 알린다.

‘산염불’은 불가(佛家)와 무가(巫家)에 모두 전승되며 전문 예인들에 의해 다듬어지면서 전문성을 띈 잡가가 됐다.

이 곡은 느린 장단의 긴염불과 조금 빨라지는 잦은염불로 구성됐으며, 세월의 무상함과 인간사를 노랫말로 풀어낸다.

이어 회심곡(回心曲)을 들려준다. 불교포교 가사인 회심곡은 탁발승들이 동냥하면서 이승에서 적선하면 저승에서 극락에 간다는 덕담을 담고 있다. 이 곡은 인생사와 부모의 한량없는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치는 ‘부모은중경’을 노래한다.
 

강령탈춤을 30㎝크기의 인형으로 재현한 ‘강령탈춤 인형전’

다음은 강령탈춤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탈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제1과장 사자춤과 제6과장 노승·취발이춤으로 흥겨움을 북돋는다.

사자춤은 흰 사자와 원숭이가 같이 어울려 타령과 굿거리장단에 맞춰 힘차고 장쾌한 춤을 추는 것이 묘미다. 특히 사자가 뒷발로 서서 입무(立舞)를 추면서 위용을 뽐내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노승·취발이춤은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춤으로 서도 지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또한 배뱅이가 성장해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해학적이고 유머스럽게 표현한 ‘배뱅이의 사랑’도 뒤를 잇는다.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전통연희놀이연구소의 무등산호랑이 시리즈 두 번째 작품 ‘호랑이 재주잔치’로 마무리 한다.

창작극 ‘호랑이 재주잔치’는 강령탈춤을 기반으로 창·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팔도의 호랑이들이 인간으로 변신해 농주·죽방울·버나·팝핑 등 연희공연을 선보인다.
 

강령탈춤을 30㎝크기의 인형으로 재현한 ‘강령탈춤 인형전’

이날 공연 이외에도 공연장 로비에서는 ‘강령탈춤 인형전’도 진행된다.

이는 강령탈춤에서 실제 사용되는 탈과 의상을 30㎝크기의 인형으로 재현한 전시다. 탈춤의 살아있는 생동감과 더불어 인형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정재일 (사)전통연희놀이연구소 대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잊혀져가는 황해도의 유·무형 유산이 앞으로도 계속 전승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무대를 준비했다”면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황해도의 탈춤과 인형극, 소리를 통해 서도 지방의 색다른 정취를 만끽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을 바탕으로 전통연희를 공연· 교육하고자 1999년에 설립, 2020년 사단법인으로 승인됐다. 단체는 전통 문화예술 보급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전통문화의 새로운 시도를 위한 작품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한 탈춤·풍물·국악·놀이·서도소리 등의 전통연희를 재미와 신명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지역사회 및 취약계층에게 전통 문화예술 향유와 일자리 제공 기회를 통해 문화적 격차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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