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5년만…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
클래식 전용관 금호아트홀 등 7월 폐관
시민들 “복합예술공간 문 닫아 아쉬워”

 

유·스퀘어 문화관 전경.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유·스퀘어 문화관이 개관 15년 여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2일 금호고속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신세계에 금호터미널이 매각되면서 지역 대표 문화공간인 유·스퀘어 문화관이 오는 7월 문을 닫는다.

이는 백화점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신세계가 유·스퀘어 문화관이 포함된 터미널 부지 일부를 우선 매입하면서다.

2009년 5월 29일 문을 연 유·스퀘어 문화관은 일상 속 문화향유를 지역민에 선사하며 십 수년간 광주를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문화관은 클래식 장르를 주 무대로 하는 ‘금호아트홀’, 음악·무용·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가능한 ‘동산아트홀’, 532㎡ 규모의 대형 갤러리인 ‘금호갤러리’ 등으로 구성됐다. 클래식과 전시, 다양한 공연 등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문화관 메인인 ‘금호아트홀’은 최고의 음향 시설을 갖추면서 실내악과 독주 등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그동안 피아니스트 임윤찬(2021년 10월)·손민수(2021년 3월)·선우예권(2019년 5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20년 6월), 노부스콰르텟(2019년 8월) 등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의 공연이 금호아트홀을 거쳐갔다.

지난해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움트클래식의 정기연주회. /남도일보 DB

문화관이 문을 닫으면서 젊은 음악 영재들의 등용문으로 2010년부터 이어져 온 ‘금호주니어콘서트’도 올해부터 중단됐다.

‘금호주니어콘서트’는 명실상부 ‘지역 대표 클래식 오디션’을 자임하며 지난 14년간 청년 음악예술인 183명을 배출했지만 이제는 클래식 주니어들의 데뷔 무대를 볼 수 없게 됐다.

지역 작가들의 전시가 활발히 열린 금호갤러리는 ‘2024 조대 아시아프(ASIA-YAF) 전(6월 27일 마감)’전시를 끝으로 폐관한다. 금호갤러리는 그동안 1천여 명 작가가 거쳐가며 636 차례 전시를 개최해 왔다.

대학로 인기작품 등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사랑받아 온 동산아트홀 역시 지난 1월 1일 연극 ‘두 여자’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공연이 열리지 않게 됐다.

문화관 폐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문화계와 예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성악가는 “클래식 장르 무대에 최적화된 금호 아트홀이 사라지게 돼 아쉽다”며 “대관 신청 시기만 되면 대학 수강 신청 못지않는 열띤 경쟁이 벌어질 만큼 진풍경이 벌어졌는데 이제는 개인 독주회를 열 장소마저 사라지는 것이어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금호주니어콘서트 오디션 모습. /남도일보 DB

평소 문화관을 자주 방문했다는 윤선미(32·서구 금호동) 씨는 “강남 센트럴시티 못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나름 지역의 자부심이었는데, 문화관이 곧 사라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시기와 상관없이 방문하면 다양한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어 힐링 아지트였는데 이젠 어디서 클래식 공연을 들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스퀘어 문화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문화관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 10여 년간 문화공간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유·스퀘어 문화관이 사라지는 게 직원들 입장에서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유·스퀘어 문화관 부지는 오는 2028년 가칭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로 거듭날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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