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박 시인 첫 시집 ‘노동의 새벽’ 읽던 충격과 감동 잊지 못해
“삶의 길을 잃을 때, 다시 희망이 필요할 때 권하고 싶은 책”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평산책방에서 박노해 시인의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을 든 문재인 전 대통령. /도서출판 느린걸음 제공
평산책방에서 박노해 시인의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을 든 문재인 전 대통령. /도서출판 느린걸음 제공

퇴임 이후 고향 경남 양산에서 ‘평산책방’을 운영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노해 시인의 신간 ‘눈물꽃 소년을 “참 반가운 책”이라며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추천 글에서 “40년 전 시인의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과 감동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그렇게 불꽃 같은 시를 쓰면서 혁명을 꿈꾸었고, 긴 옥고를 치른 이후에는 생명평화운동에 자신을 바친 시인의 원형을 이 책의 소년의 모습에서 본다”고 평했다.

그는 덧붙여 “삶의 길을 잃을 때, 다시 희망이 필요할 때, 자기 안의 소년을 만나보라”는 박 시인의 말을 강조하며 “시인과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뿐 아니라,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8년 12월에도 문 전 대통령은 박 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취임 후 첫 성탄메시지를 대신한 적이 있다.

SNS에 박 시인의 ‘그 겨울의 시’(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수록)를 인용하며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며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한 편의 시에 담아 전했다.

한편, 박노해 시인의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은 남도의 작은 마을 동강(전남 고흥군)에서 자라 국민학교를 졸업하기까지의 ‘어린 날의 이야기’ 33편을 담은 성장기이다.

이 책의 ‘작가의 글’에서 박 시인은 “세상이 하루하루 독해지고 사나워지고, 노골적인 저속화와 천박성이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하는 지금. 우리는 우울과 혐오와 무망(無望)의 감정에 휩싸여 있다”고 우리 시대를 진단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깊은 물음이 울려올 때면 나는 내 안의 소년을 만난다. 간절한 마음과 강인한 의지가 살아있던 눈물꽃 소년으로 돌아가 다시 힘을 길어 올린다”면서 “아무리 오늘이 힘들어도, 다시 고난이 닥쳐와도, 그래도 우리는 살아왔고 그래도 우리는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시절에 희망의 빛을 만난 듯, ‘눈물꽃 소년’은 2월 말 출간 직후부터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서점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교보문고에서는 3월 ‘이달의 책’으로도 선정돼 박 시인의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글을 기다려온 많은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전해지고 있다.

책을 접한 독자들은 “어렵지만 서로 정을 나누던 시절의 인정미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오늘날 현실이 안타깝고 안쓰럽지만 사람에 대한 시선이 아름답게 담긴 이 책을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단절의 시대’인 지금,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나눠주는 어른이 있어 감사하다”는 진심 어린 후기를 남기며, 아이들과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추천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추천의 글 전문

“박노해 시인의 최신작 ‘눈물꽃 소년’은 참 반가운 책입니다. 그를 오랜만에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반갑고, 그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눈물꽃 소년’은 시인이 어린 시절을 회상한 자전적 에세이이며 성장기입니다. 어둡고 가난하고 서럽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소년을 성장시킨 것은 가난과 결핍이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과 따뜻한 이웃의 인정이었습니다. 소년에게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가르쳐준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그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를 얻은 대신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있을까요?

40년 전 오윤의 투박한 흑백 목판화를 표지로 해서 나온 시인의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과 감동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도 나도 젊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불꽃 같은 시를 쓰면서 혁명을 꿈꾸었고, 긴 옥고를 치른 이후에는 생명평화운동에 자신을 바친 시인의 원형을 이 책의 소년의 모습에서 봅니다. 시인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소년 소녀가 살아있습니다. 삶의 길을 잃을 때, 다시 희망이 필요할 때, 자기 안의 소년을 만나보라고 시인은 권합니다. 시인과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뿐 아니라,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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