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 ‘운동권 정치인’ 퇴조
4월 총선 민주당 경선서 잇따라 고배
관료·법률가 등 신진 세력으로 교체
총선 이후 지역 정치권 주류 변화 주목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현역의원 물갈이와 맞물려 학생 운동권 출신들의 퇴조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역 정서를 감안하면 지역 정치권의 주류세력으로 자리잡았던 학생 운동권 그룹이 총선 이후 관료 및 전문가 그룹의 신진 세력으로 교체될지 주목된다.

13일 현재, 광주 8개 선거구 민주당 경선은 모두 마무리됐고 이중 광산구을 현역인 민형배 의원만 공천장을 다시 받았다.

이날까지 진행된 민주당의 광주·전남 경선 결과 학생 운동권 출신 현역의원들이 관료와 검사 출신 등에게 밀렸다.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중 학생 운동권 출신은 광주의 경우 송갑석(전남대)·조오섭(전남대)·이용빈(전남대)·윤영덕(조선대) 의원 등 4명에 달한다. 전남은 김승남(전남대) 의원이다.

송 의원은 전남대학교 재학 중이던 1990년, 24세의 나이로 총학생회장, 광주전남총학생회연합(약칭 남대협) 및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약칭 전대협) 제4대 의장을 지내다가 같은 해 ‘자주민주통일그룹 사건’으로 구속돼 5년간 옥살이를 했다.

조오섭 의원은 전남대 총학생회 동지회 회장, 윤영덕 의원은 조선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모두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 민주화투쟁의 선봉에 섰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남대학교 의대를 다닌 이용빈 의원은 1987년 6월 당시에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부학생회장을 역임함했다. 이 의원은 의대 진학 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 군사독재 권력의 부당함에 자퇴하기도 했다.

김승남 의원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고 전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광장에서 1987년 4월 전두환이 발표한 ‘4.13 호헌조치 철폐’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삭발을 결행하는 등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

이날 현재 운동권 출신 현역 의원 중 광주·전남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경선을 통과한 김원이 의원은 성균관대학교 재학 중 총학생회 정책국장, 전대협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 북부지구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승리한 비현역 중 운동권 출신은 광주 북구을 전진숙(전남대) 후보가 유일하다. 전 후보는 전남대학교 졸업 후 여성운동에 참여해 광주여성회 회장, 광주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및 중앙위원 등을 지냈다.

나주·화순의 신정훈(고려대) 의원 13일 오후 늦게 발표될 경선 결과 발표에서 공천 여부를 결정할 성적표를 받아든다. 신 의원은 고려대학교 재학 중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3년 동안 복역했다.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나타난 현역 물갈이와 운동권 퇴조 현상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광주 지방의회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 결과는 광주·전남 정치권 주류 세력이 운동권에서 비운동권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며 “관료, 검찰 출신 민주당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 지역 발전을 새롭게 도모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안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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