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직접 뽑는 포상…행정안전부, 제13기 포상 수여
박, 취약계층 3만여명 무료진료·독거노인 무료급식 제공
다양한 봉사활동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김, 어려운 여건 속에서 10년 넘게 ‘1천원 백반집’ 운영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지역사회 귀감

 

사회복지법인 분도와 안나 개미꽃동산 ‘사랑의 식당’ 박종수 이사장(83·박종수치과 원장)./박정석 기자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사회복지법인 분도와 안나 개미꽃동산 ‘사랑의 식당’ 박종수 이사장(83·박종수치과 원장)과 일용직 노동자 등 저소득층에게 1천원에 백반을 판매하는 ‘해뜨는 식당’ 김윤경 대표(49·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광주지역단 충장지점 설계사)가 나란히 국민추천포상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나눔을 실천하며 대한민국 곳곳에 희망을 전하고 있는 공로자 34명을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 선정해 지난 15일 표창했다. 행안부는 박 이사장이 60년 간 취약계층 3만여명의 무료진료 및 독거노인과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 제공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으며, 김 대표는 어머니의 유지를 받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0년 넘게 ‘1천원 백반집’을 운영하며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등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을 지낸 박 이사장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학교 치의예과 재학 시절 형편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의료봉사를 시작한 것이 벌써 60년째를 맞았다.

월남전으로 격동의 시기를 겪은 박 이사장은 당시 베트남 주월사령부 치과 과장으로 참전해 일과시간이 끝나면 베트남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했다.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터라 현지인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1년간 꾸준히 진료를 펼치면서 그 공을 인정받아 베트남 대통령으로부터 1등 명예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후 귀국해 1970년대부터 무의촌 곳곳을 누비며 어려운 이웃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했으며, 그의 손을 거쳐간 이들만 3만 명을 훌쩍 넘는다.

1990년 광주시치과의사회장 재임 당시에는 노인 3천여명의 틀니를 무료로 제작하고 소녀소년가장 104명, 소년원 수감자 240명과 부모결연을 전개했다.

박 이사장은 진료뿐 아니라 끼니를 거르는 지역 독거노인, 노숙자, 결식자, 차상위계층 등을 위해 무료 급식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91년 문을 연 광주 지역 최초의 무료 급식소인 사랑의 식당 설립자인 고(故) 허상회 원장이 2016년 작고하자 2018년부터 이사장을 맡아 운영해 오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민포장과 대통령 표창, LG의인상, 한국가톨릭대상 등 수많은 표창이 그의 뒤를 따랐으며, 2023년 ‘올해의 치과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사랑의 식당을 대지면적 1천226㎡, 건축면적 415.08㎡, 연면적 620.02㎡의 지상 2층 철골구조로 신축 준공해 쾌적한 환경에서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2층에 마련된 건강상담소에서 식당을 찾은 어르신들의 건강상담도 해 줄 계획이다.
 

‘해뜨는 식당’ 김윤경 대표(49·한화생명 보험설계사).
‘해뜨는 식당’ 김윤경 대표(49·한화생명 보험설계사).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에 자리잡은 1천원 밥집인 ‘해뜨는 식당’은 김 대표의 어머니인 고(故) 김선자씨가 사기와 사업실패로 끼니를 때우기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지난 2010년 시작한 식당이다.

노점상 할머니와 독거노인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밥 한 공기와 세가지 반찬, 된장국으로 구성된 백반을 팔았다.

공짜 밥은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울 수 있으니 최소한의 자손심을 지키고 당당하게 밥을 먹으라는 의미에서 쌓여가는 적자를 감수하고 1천원이라는 가격을 고수했다.

하지만 2012년 김씨의 암 투병으로 영업이 1년가까이 중단됐다가 광주신세계의 지원으로 2013년 6월 다시 문을 열었다.

2015년 김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해뜨는 식당을 계속 이어가라”는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 딸 김 대표가 운영해 오고 있다.

식당은 오로지 김 대표의 자비와 후원받은 식자재로 운영된다.

김 대표는 식당 운영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보험 설계사로 이른바 ‘겹벌이’ 근무를 하고 있다.

오전 8시께 회사로 출근, 회의를 마친 뒤 10시30분부터 가게준비에 매진한다.

한시간 가량 밥과 국을 준비하고, 식자재를 손질한 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본격적인 장사에 들어간다.

이후 다음날 장사를 위해 오후 4시까지 후원받은 식자재를 토대로 메뉴를 선정하고, 하루 평균 100인분의 밥을 미리 준비한다.

식당 영업 준비가 마무리되는 오후 4~5시께에는 설계사로 다시 영업 현장을 뛴다.

이같은 공로로 김 대표는 2021년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제35회 광주광역시 시민대상(사회봉사 부문)를 받았다.

한편 이날 국민훈장 3점, 국민포장 6점, 대통령표창 8점(개인 5, 단체 3), 국무총리표창 14점(개인 11, 단체 3)이 수여됐다.

국민추천포상은 국민이 후보자를 추천하면 정부포상심의위원회가 심사를 하고 포상하는 제도로 ‘국민이 직접 뽑는 포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에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 제13기를 맞이한 국민추천포상은 지난 일년동안 국민이 추천한 912건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지 조사와 위원회 심사를 거쳤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해 결과에 반영하는 등 엄정하게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감동과 희망을 전한 수상자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나가고, 이분들의 나눔과 봉사의 정신이 사회 곳곳에서 실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서른네 명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를 담은 미담 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상자의 공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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