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곳 의대 교수 집단사직 결의
전남대·조선대 의대 의견 수렴 나서
각계서 ‘집단 이기주의’ 비판 목소리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 파행이 2주째 이어진 4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전국 16곳의 의대 교수들이 25일부터 집단사직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이번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환자들을 떠나는 의사들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5일 오후 온라인으로 제2차 총회를 갖고 오는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20곳 중 16곳의 의대가 설문 결과를 토대로 교수들이 사직에 나서기로 했으며, 나머지 4개 의대는 진행중인 설문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사직을 의결한 의대들이 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대부분 7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의대와 조선대 의대는 이날 총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이번주 비대위 구성을 위한 논의에 나서는 한편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집단사직 동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수들은 병원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면허정지 조치를 막고,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집단사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과거 사례와 같이 의사들이 또한번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환자를 볼모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다.

의사들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추진 때와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당시 집단행동을 앞세워 정부와의 싸움에서 매번 이겨왔다. 당시 의사단체와 정부의 갈등 역시 전공의 집단휴진에 이은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의대 교수들의 사직 선언 등 비슷한 수순으로 진행됐다.

또 한번 의료현장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교수들 마저 사직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에서 수술을 앞둔 70대 A씨는 “정부 정책이 마음에 안든다고 의사들이 가운을 벗는게 말이 되느냐”며 “의사들만 믿고 있는 환자들은 보이지 않나. 어떻게 이렇게 쉽게 직업윤리를 저버릴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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