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전남도청 사수 ‘소년시민군’ 김윤, 국민의힘 광주 서구을 출마
금호고 출신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2번

김윤 후보가 지난 11일 광주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윤 후보가 지난 11일 광주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전남 출신 ‘김윤’ 2명이 이번 총선에 나란히 출마해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사람은 1980년 5·18을 감수성이 예민한 중·고등학교 시절 겪은 뒤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주인공은 국민의힘 광주 서구을 김윤(61)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2번 김윤(58) 후보이다.

국힘 김윤 후보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광주 진흥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자동차 세계경영기획단장, (사)세계경제화포럼 대표, 전진코리아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통합민주당 서울 서초구을 지역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등을 거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

진흥고 3학년이던 1980년 5월 27일 “너희들은 오늘의 밤을 먼훗날 증언하기 위해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돌아가라!”는 윤상원 열사 등의 말을 듣지 않고 전남도청을 마지막까지 사수했던 소년 시민군 출신이다. 1981년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1983년 5월 24일 서울대 자연대 건물 4층 베란다에서 전두환 군부독재 타도를 외쳐 집시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김 후보는 당시 만 20세가 채 안돼 소년수 국사범으로 분류돼 0.7평 크기의 차디찬 독방에서 그 해 겨울을 보냈다. 출소 후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며, 5·18민주화 운동 유공자이다

김윤 후보는 지난 11일 출마 회견에서 “광주시민들께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다’, ‘민주당은 우리 당이다’, ‘국민의힘도 우리 당이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서 광주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 광주가 당연히 대한민국의 떳떳한 주류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광주가 김해 사람 노무현, 부산 사람 문재인을 따라 다니고 안동 사람 이재명을 앞세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경쟁하는 두 정당일 뿐”이라며 “광주시민들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총선 공약으로 ▲광주를 융·복합 과학기술 혁신도시로 완전히 탈바꿈 ▲디지털 전환, 청색기술·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생태적 전환, 문화력을 바탕으로 한 인본적 전환 ▲영산강 오염의 주범인 광주의 도심 하천과 양동복개상가 복원 ▲해외 교민들을 위한 귀향마을 조성 ▲무등산 정상에 휴식과 치유를 위한 빛과 생명의 공간 조성 ▲헬스·뷰티 산업 육성 ▲중앙공원을 뉴욕 센트럴파크로 조성 ▲풍암호수 수량·수질 보존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연합 김윤 후보는 광주 금호고 출신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모교에서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보건의료노조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일자리위원회 보건의료일자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회 회장, 더좋은보건의료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후보 공개 오디션에 참가한 12명 중 유일하게 100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오디션 이후 실시한 투표에서 심사위원단 50점, 국민심사단 30점, 문자 투표 20점을 얻었다.

김 후보는는 소감을 통해 “지지해주신 심사위원단에게 감사하다”며 “지난 30년간 국민과 사회적 약자만 바라보고 왔던 길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초심을 잃지 않고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민만 바라보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살만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새로운 숙제를 받았다는 기분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시의사회와 경기도의사회, 서울대 의대 학생들로 이뤄진 서울대 의과대학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윤 교수가 과거 의사인력 확대에 반대하던 행적과는 다르게 2020년 이후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하더니 총선을 앞두고 잘못된 통계를 인용하며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해 국민과 의사들을 갈라치기한 것은 결국 금배지를 달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는 “김윤 교수의 비례 후보 선출을 결사 반대하며, 만약 총선에 나설 경우 김윤 교수와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해서도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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