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10곳 중 절반만 생환
중진 포함 서남권 의원 강세
동부권 의원 5명 중 4명 탈락
국힘·무소속 후보 대거 등판
‘民 공천=당선’통할지 미지수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전남 10개 선거구 공천이 마무리됐다. 전남지역은 현역 의원 10명 가운데 5명(50%)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체됐다. 이미 끝난 광주 경선에서 불어닥친 ‘현역 물갈이 바람’이 전남에도 재현된 셈이다. 광주 현역 교체율은 88%(8명 중 7명)에 달한다.

전남에서는 지역구별로 희비도 엇갈렸다.

민주당 내 중진들이 포함된 서남권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남 정치 1번지’ 목포에서는 현역 김원이 의원이 배종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전·현직 리턴매치가 치러진 나주·화순에선 신정훈 의원이 손금주 전 의원을, 영암·무안·신안에선 국회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의원이 김태성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각각 승리해 3선 가도에 청신호를 켰다. 해남·완도·진도에선 ‘올드보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비명계 초선 윤재갑 의원을 제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이개호 의원은 일찌감치 단수 공천됐다.

반면 동부권에는 거센 현역 물갈이 바람이 휘몰아쳤다. 재선에 도전하는 여수갑 주철현 의원이 동부권 5개 지역구 현역 중 유일하게 경선에서 승리하며 홀로 생환했다. 사실상 ‘전멸’ 이라는 말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여수을에서는 검사장 출신 김회재 의원이 친명 조계원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했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는 현역 소병철 의원이 지난달 26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불출마로 비현역끼리 맞붙은 이 선거구에선 김문수 당대표 특보가 손훈모 변호사를 누르고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사천(私薦) 논란 끝에 2인 경선으로 진행된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에선 권향엽 후보가 현역 서동용 의원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았던 고흥·보성·장흥·강진에선 정치 신인 문금주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재선에 도전한 김승남 현 의원을 눌렀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남의 ‘현역 물갈이 바람’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현역의 정치력과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지난 4년간 일부 의원들의 의정 활동과 지역발전 기여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또 ‘사상 최악의 공천 파동’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서는 경선지역 발표 직후부터 ‘시스템 공천’을 자부해온 민주당의 공천 심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컷오프(공천배제)·재심신청·인용·최종 탈락 등이 반복되면서 갈팡질팡 혼란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원칙 없는 공천에 실망한 권리당원과 일반국민들이 그 분풀이 대상을 현역 의원으로 삼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친명 대 비명, 찐명 대 진명 ▲신인·여성 가산점 등도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역대 총선때마다 이어져 온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맛봤던 전직 단체장들은 웬만한 국회의원 못지않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춰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이들이 기존 지지표를 흡수하고 동정 여론까지 등에 업을 경우 민주당 독주체제가 예상된 광주·전남 선거판을 예측불허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전직 단체장들이 ‘무소속 연대’를 구축할 경우 상당히 큰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도 전남 선거구 10곳에 모두 후보를 공천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을 탈당한 새로운미래를 비롯한 녹색정의당·개혁신당·진보당·무소속 후보들까지 대거 등판할 것으로 보여 역대 총선 중 가장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전남 선거구별로 국민의힘, 무소속, 제3지대 정당 후보가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거나 후보 경쟁력이 선거 결과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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